[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휴대폰 업계가 '역대급' 위기에 몰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얼스이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는 올해 전자제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글로벌 휴대폰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전대미문의 도전에 직면했다고 27일 보도했다.
2016년 4억 7000만 대에 달했던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올해는 3억 대 미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면서 올해 휴대폰 업체들의 판매량이 평균 20%가량, 일부 업체의 경우 40~5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中國信通院)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 중국 휴대폰 출하량은 2435만 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올해 1~10월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9% 감소한 2억 2000만 대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봉쇄 등으로 부품 조달이 어려웠던 점, 소비 욕구가 둔화한 점,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중국 스마트폰 소비 둔화는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솽스이(雙十一·11월 11일)' 쇼핑 대축제 데이터로도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는 올해 솽스이 기간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900만 대에 그쳤다며, 특히 중국 브랜드 제품 비중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Z폴드 4 스마트폰. Samsung Electronics/Handout via REUTERS 2022.08.11 [사진=로이터 뉴스핌] |
매체는 중국 로컬 업체들이 저마다의 어려움에 처했다고도 지적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為)는 미국의 제재 등으로 공급망 차질을 빚고 있고, 화웨이에서 떨어져나온 아너(榮耀·룽야오)는 독립 2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인도에서 철수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애를 먹고 있다고 언급했다. 샤오미(小米)는 스마트폰 부문의 실적 악화로 6000여 명의 감원에 나섰으며 오포(OPPO)와 비보(vivo)는 프리미엄 시장 진출 이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중국 로컬 브랜드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1680만 7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지금의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진 데 더해 재고 소진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판매량이 플러스 전환하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중국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34개월까지 길어질 것"이라며 "재고 소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IDC는 이어 "전염병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 회복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중국 휴대폰 시장 출하량이 내년에도 소폭 감소(0.9%)한 뒤 2024년부터 플러스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의 얀 스트라이약(Jan Stryjak) 애널리스트는 "4분기 시장 상황이 개선되긴 하겠지만 각국 중앙은행의 인플레 억제 노력이 소비자 수요를 더욱 떨어뜨리고 업체들의 재고 소진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올해 출하량이 작년 수준에 달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 시장에서 순위 밖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올해 1~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순위 1~5위 중 애플을 제외한 4개 업체 모두 중국 로컬 업체들이다. 삼성은 '기타'에 포함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9월 아이폰14 시리즈 출시 이후 중국에서 12주간 판매량 1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 대비 11% 하락한 가운데서도 애플 실적은 8% 증가했다.
반면 2013년 20%를 웃돌며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현지 업체에 밀려 6년째 0%대를 기록 중이다.
[그래픽=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식 사이트] 중국 2022년 1~3분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비교(왼쪽부터 비보, 오포, 아너, 애플, 샤오미, 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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