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소비재 중 수출액 유일하게 감소
북미 시장 성과에 '제2의 K-뷰티 붐' 운명 달려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한국 드라마와 영화, 음악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K-콘텐츠가 세계적인 시상식에서 수상을 하고,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 1위를 했다는 소식은 더 이상 놀랍지 않다.
한국 콘텐츠의 인기는 여러 낙수효과를 낳았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20년까지 K-콘텐츠 수출이 1억 달러 증가할 때 소비재 수출도 1억8000만 달러가 함께 증가했다.
[서울=뉴스핌]노연경 기자= 2023.01.16 yknoh@newspim.com |
과거 한류 붐때부터 이어진 K-콘텐츠의 인기가 우리가 먹는 음식이나 바르는 화장품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한류 붐때와 지금의 K-콘텐츠 붐에는 한 가지 차이점이 보인다.
화장품 기업에게만 '글로벌'의 벽이 유독 높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2년 연간 수출입 동향을 보면 농수산 식품, 화장품, 패션의류, 생활유아용품, 의약품 등 5대 유망 소비재 중 화장품은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작년 화장품 수출액은 79억6200만 달러로 전년(91억7500만 달러)보다 13.2%나 감소했다. 수출 비중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에서 수출액이 감소하자,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은 유례없는 K-콘텐츠의 세계적인 인기에도 덕을 보지 못했다.
'탈중국'을 시도하며 북미 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화장품은 다른 소비재와 다르다. 비슷한 피부 결과 피부색을 지닌 아시아권에서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한류 붐 덕을 볼 수 있었지만, 글로벌 시장은 워낙 다양한 피부 유형을 대상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덕을 보기 어렵다."
'왜 화장품은 다른 소비재와 달리 최근 시작된 K-콘텐츠 인기 덕을 보지 못한 것이냐'는 질문에 돌아온 화장품 업계 관계자의 답이다. 이 관계자는 특히 북미 시장에 대해선 "완전히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2의 K-뷰티' 붐은 올 수 있을까.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올해부터 이를 위한 본격적인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LG생활건강은 이달 초 스타벅스∙아마존 출신인 문혜영 부사장을 미주사업총괄로 영입했고, 아모레퍼시픽은 역직구 플랫폼 '글로벌 아모레몰'을 론칭했다.
또 전체 수출액 감소 속에서도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중국의 수출 비중이 다른 나라로 분산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작년 화장품 중국 수출액은 두 자릿수 감소했지만, 미국 수출액은 한 자릿수 증가했다.
중국 수출액 감소로 시작된 K-뷰티의 위기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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