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넘게 떨어진 KT 주가..."손절도 퇴사도 못해"
검찰, KT 직원에 우리사주 강매여부 조사中
[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민 기자 = KT가 지난해 직원들에게 대출을 지원해 우리사주 구매를 독려한 가운데 우리사주 직원 강매 여부를 두고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CEO 리스크로 KT 주가가 급락하며 빚을 내 우리사주를 산 직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해 KT가 직원들에게 우리사주 매입비용을 무이자로 지원해 준 사실을 확인하고, 배임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작년 6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우리사주 청약 신청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우리사주 청약 참고사항에 따르면 직원들이 빚을 내 우리사주를 사면 최대 7년 이자비율 100%를 지원해 준다. 여기에 취득 주식수의 15%를 무상으로 회사에서 추가 지급한다.
예를 들어 직원이 금융기관 대출 500만원으로 KT 주식 137주(작년 5월 평균 주가 3만6450원 기준)를 사면, 회사에서 이 주식의 15%에 해당하는 21주(75만원어치)를 얹혀줘, 직원은 최종적으로 KT 주식 158주(575만원어치)를 받게 되는 식이다.
KT 내부 관계자는 "KT 직원들은 평균 3만7000원 정도에 KT 주식을 구매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시 회사에서 우리사주를 사라고 눈치를 많이 줬고, 이것이 압박이 됐다는 직원들 이야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문제는 KT 차기 CEO 선임을 두고 정치권 외풍이 이어지며 CEO 리스크가 불거진 가운데, KT 주가가 하락하며 빚을 내 KT 주식을 산 직원들의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KT 주가는 작년 6월 초 기준 현재까지 20% 넘게 떨어졌다. 이에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서는 빚을 내 우리사주를 산 직원들의 불만이 이어진다.
대출을 받아 2000만원어치 우리사주를 샀다는 KT 직원 A씨는 "남의 돈으로 대출을 받아서 주식을 샀는데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이 마이너스 300만원이 찍혔다"면서 "이제 원금을 회복하려면 30% 이상은 더 올라야 하고, 손절하면 (추가 주식)15%와 연말정산 공제 분을 다 토해내야 하는 상황에 주식을 사면서 퇴사도 못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KT 우리사주 청약 대출 조건은 최대 7년간 이자비용을 100% 지원해 주지만, 퇴직 시에는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게 돼 지원이 불가능하다. KT 작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하고 있는 KT 주식은 0.34%(작년 9월말 기준)다. KT 측은 우리사주 청약과 관련해 "직원들에게 준 복지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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