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등기 임원 2020년 24.6% → 2022년 50.5%
"CEO·CFO, 중간 관리자의 여성 비율 공개도 필요 "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전문성과 다양성 요구를 충족하는 여성 임원 영입이 늘어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산 총액이 1조 원 이상인 코스피 상장법인 345곳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절반 넘는 기업들이 여성 등기임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24.6%에서 2021년 44.6%로 2배가량 늘었다가, 2022년 50.5%로 과반을 넘겼다.
여기에 기업들이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강화 차원에서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신수용 기자 = 2023.03.22 aaa22@newspim.com |
SK 계열사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SK그룹의 12개 상장사가 12명의 사외이사 후보 중 7명을 여성으로 추대했다. 올해 SK그룹 12개 상장사 이사회의 여성 이사는 총 19명으로, 여성 이사 비율이 지난해 대비 7%포인트 높아진 21%가 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김주연 전 P&G 오럴케어&그루밍 한국·일본지역 부회장과 이복희 롬엔드하스전자재료씨엠피코리아 대표이사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달 30일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되면 SK이노베이션의 사외이사 6명 중 3명이 여성이 된다.
SK는 인수·합병(M&A) 전문가인 박현주 법무법인 세종 선임 외국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SK하이닉스는 김정원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 신규 사외이사로 합류할 예정이다. 사외이사 수를 기존 6명에서 7명으로 늘려 여성 사외이사를 2명 두게 된다.
한 달 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신임 임원들을 모아놓고 "여성 비율이 7%에 불과하다"며 "다양성 측면에서 더욱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고 언급한 뒤 나타난 변화다. SK그룹은 지난 2021년부터 최태원 SK 회장이 경영 화두로 제시한 거버넌스 스토리를 추진해왔다.
LG화학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자는 모두 여성이다. 지난달 LG화학은 이사회에서 사외이사에 이현주 카이스트(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와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추천하는 안을 의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사외이사 3명 중 여성이 2명이다.
기업들이 여성 사외이사를 적극적으로 선임하는 배경엔 자본시장법이 자리한다. 현행법상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 상장사는 이사회의 과반을 반드시 사외이사로 채워야 한다. 공석 발생 시 가장 빠른 주총에 신규 선임안을 올려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성별 다양성이 높아져야 의사결정도 유연해지고, 새로운 기회를 찾을 가능성도 높아지기에 이런 부분에서 여성 사외이사 등용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성 중장기적으론 여성 사외이사뿐 아니라 기업의 경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여성 사내이사도 늘어나는 게 기업의 경영에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ESG기준원(옛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송민경 박사는 "여성 사내이사가 늘어나 이사회 구성이 다채로워지는 게 회사의 문화를 바꾸고 다양성을 높이는 데 더욱 효과적"이라며 "성별 다양성의 부족은 외국 투자자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 임원의 인력 풀이 확대될 수 있도록 이사회의 여성 비율만 공개하는 것에서 나아가, CEO와 CFO를 비롯해 중간 관리자 등 각 관리자 그룹에서도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을 공개하는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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