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기본값으로 설정해놓은 구글 검색엔진을 마이크로소프트(MS) 빙(Bing)으로 교체를 검토 중이란 소식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구글이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아예 새로운 검색엔진 개발에 착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구글은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 등 자사 기기에 기본값으로 설정된 구글 검색엔진을 MS 빙 엔진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큰 충격에 휩싸였다.
구글 사내 메시지들을 입수한 NYT는 구글 직원들의 반응이 "패닉" 수준이었다면서 AI 경쟁자로 부상한 MS의 빙 검색엔진이 "구글의 25년 검색엔진 사업 역사상 최대의 심각한 위협이 된 순간"이라고 전했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를 쓰는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등 기기에는 구글이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돼 있다.
이는 구글이 삼성전자와 기본 검색엔진 계약을 맺은 결과인데 구글은 이 계약으로 연간 약 30억달러(약 4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 다음의 최대 글로벌 스마트폰 기업이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3년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 시장 점유율은 19%로 애플(23%) 다음으로 2위다. 안드로이드 OS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1위 기업인 것이다.
이에 구글은 프로젝트명 '마기'(Magi)란 새로운 검색엔진 개발에 착수했다.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검색엔진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경영진이 틈틈히 짬을 내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검색엔진을 구상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NYT는 흰 바탕의 오랜 구글 검색엔진 디자인이 아예 바뀔 수 있다면서 소식통들을 인용, 구글 검색엔진 부서에는 AI 제품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고 알렸다.
또한 신문은 이달 중으로 삼성이 기존 계약을 유지하도록 설득하기 위한 자료 수집을 도울 직원을 자원받는다는 구글 사내 메시지를 확인했다.
NYT는 "MS가 AI를 검색엔진에 접목한 것이 삼성의 기본 검색엔진 교체 검토의 주요 요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는 구글의 생각"이라며 "양사의 계약 협상은 진행 중이며, 삼성은 구글과 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고 알렸다.
구글과 바드 일러스트 이미지.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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