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김포골드라인서 여성 2명, 인파에 실신
정부 잇따라 대책 발표…"버스 유도, 정책 촘촘히 짜야"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지옥철'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에서 호흡곤란을 겪었다는 시민들이 속출하면서 정부가 연일 대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원스톱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버스 노선을 확충하는 등 정책이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우선 운송수단을 버스로 분산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다만 승객들이 이미 지하철 탑승에 익숙해졌다는 점과 지하철과 버스의 차이를 고려해 승객들을 버스로 유도하는 것에 대한 정책을 좀 더 촘촘하게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정훈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 교수는 17일 "당장은 승강장에 안전요원(커팅맨)이 배치돼야하고 일정 혼잡이 넘어가면 (못 들어가게) 막아야 된다"고 주장했다. '커팅맨'은 역사 내 혼잡도를 관리할 수 있게 탑승을 제한하는 역할을 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자체 인력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포공항역에서 시민들이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를 이용해 출근하고 있다. 2020.10.20 yooksa@newspim.com |
유 교수는 "광역버스 입석을 허용하지 않았을 때도 처음에는 항의가 빗발쳤지만 점차 일찍 나오거나 다른 수단을 이용하는 승객이 늘었다"며 "(김포골드라인 탑승 제한도) 처음에는 항의하겠지만 억지로 탈 순 없으니 좀 더 일찍 나오든지 버스로 옮기는 시민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에 나온 정책 중에서는 김포시가 내놓은 '무제한 셔틀버스'도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국토부는 김포골드라인 걸포북면역에서 김포공항역 구간에서 5대로 운행 중인 70번 버스 노선에 전세버스 8대를 투입하기로 했다. 김포 도심에서 서울 강서구로 이어지는 시내버스도 증차할 계획이다. 버스 배차를 늘려 승객을 분산하겠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승객들이) '가봤더니 버스를 얼마 안 기다리게 되고 막상 탔더니 전용차로처럼 옆에 승용차 상관없이 빠르게 가더라'는 인식이 생겨야 한다"며 "끼어드는 승용차 단속을 엄격하게 해서 승객들이 '버스를 타니 더 싸고, 더 빠르더라'고 생각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는 5호선 연장 및 GTX-D를 조속히 개통하는 정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봤다. 버스전용차로가 늘어날수록 도심이 복잡해지는 등 부작용이 따르는 만큼 지하철 신규 노선을 뚫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토부와 김포시는 관련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다만 예비타당성이 면제된다고 해도 완공에 최소 7년 이상이 소요되는 중장기정책이라 당장 대안이 필요하다.
거시적인 해결책이 함께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에 몰리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제2의 '김포골드'가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것 등 노동, 삶의 질과 관련된 문제도 동반되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기업들과 협조를 통해 출근 시간을 나누는 등 수요를 분산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지난 11일 김포골드라인에서 여성 2명이 인파에 실신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김포골드라인 열차 한 칸의 최다 수송 인원은 115명인데 실제 출퇴근길 평균 이용자는 280명으로 밝혀져 언제 사고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국토부는 즉각 김포시와의 협력을 통해 ▲셔틀버스 무제한 투입 ▲원스톱 셔틀버스(주요 역사만 급행 운행) ▲올림픽대로 버스전용차선 추진 등을 대책으로 발표했다. 도로와 물 위를 모두 다닐 수 있는 '수륙양용버스' 도입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한편 김포 골드라인 혼잡구간 버스전용차로 현장점검에 나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서울시와 협의해 (김포대로) 개화동로 2.3㎞ 구간에 버스전용차로를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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