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편한세상 용인 플랫폼시티' 저렴한 분양가 보단 '상품성' 내세운 분양가 책정
MDM 도박 통할까…흥행여부에 따라 시장 판도 변화 가늠자 역할 할 듯
[서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아파트 신규 분양은 예비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돼야 성공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이 안 좋을수록 시행사와 시공사들은 청약흥행을 위해 홍보 마케팅에 많은 돈을 들이기 마련이다. 시세대비 저렴한 분양가라든가, 부담이 덜한 금융조건 또는 무상옵션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 중 특히 아파트 분양가 책정은 초미의 관심사다. 청약 대기자들에겐 분양 받으면 어느 정도 시세 차익을 예상할 수 있는 소위 '안전 마진'이 기대돼야 뛰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경기용인 플랫폼시티 가 들어설 기흥구 보정동 일대. [사진=용인시청] |
그런데 최근 그런 상식을 파괴하며 부동산 시장을 술렁이게 한 신규 분양 예정 단지가 있다. 내달 2일부터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에서 청약접수 받는 '이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가 그 주인공이다.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의 분양가가 12억원을 돌파한 것은 용인에선 처음이다. 최고가 분양가 이긴 하나 12억3500만원이라는 사실에 대기 수요자 뿐 만 아니라 부동산 커뮤니티 네티즌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아파트 시세제공업체 '호갱노노'에선 한동안 검색 1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유튜브 각으론 '어그로'를 끌며 바람몰이에 성공한 셈이다.
물론 부정적 글이 다수다. 대개 "용인 분양가가 12억대라니..."라는 반응들이다. 용인시가 경부고속도로와 GTX 정차 지역에 대규모 복합환승센터를 지어 주변을 첨단 자족 신도시로 키우겠다고 야심차게 내세운 '플랫폼시티'와 초근접해 마주한 입지임을 감안해도 분양가가 비싸다는 것이다.
부동산 관련 각종 커뮤니티와 유튜브에선 이 단지에 대한 분석이 쏟아졌다. 객관화하기 위해 주변 시세는 물론 최근 서울서 분양한 단지의 분양가를 비교하는 글들이 적잖았다. 실제 인근 대장 아파트인 '삼거마을삼성래미안1차' 전용 84㎡는 현재 8억원대부터 매물이 있다. 시장이 꺾이기 전인 지난해 3월 거래가는 11억원이다. 최근 서울에서 분양한 '휘경자이 데신시아'와 '영등포자이 디그니티'의 같은 평형 최고가가 각각 9억7600만원, 11억79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최대 2억5900만원이 더 비싸다. 특히 관심이 집중됐던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의 전용 84㎡A형 최고 분양가가 12억9600만원이었다는 점을 들어 서울 분양가가 '혜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럼에도 "(청약을) 해 볼 만하다"는 분석 글도 있다. '제2의 판교' 이상을 노리는 용인 플랫폼시티가 강남서 판교, 동탄까지 이어지는 부의 축인 경부라인인데다 최근 삼성과 SK의 반도체 집중투자 지역인 '반세권'효과의 입지를 무시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또 플랫폼시티 내 분양 단지 규모가 대기 수요에 비해 적어 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점과 공공분양이더라도 입지의 희소성과 2,3년 뒤의 분양가도 자재값, 공사비 급등으로 저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래의 기대수익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분석 글 가운데 기자도 요즘 네티즌들에게 깜짝 놀라곤 하는 점들이 있다. 기업에 대한 정보 수집 능력과 분석에 탁월하다는데 무릎을 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분양 아파트에 대해선 브랜드와 시공사인지를 보긴 하지만, 분양가 책정을 주도한 시행사에도 주목한다. 그런 점에서 이 분양 사업의 시행자인 'MDM'을 분석하는 글들에 눈길이 간다.
이들은 MDM이란 시행사가 국내 3대 디밸로퍼로서 수도권 지역에서 '고분양가' 전략으로 분양에 대부분 성공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2019년 서울 광진구에 분양한 e편한세상 그랜드파크가 대표적이다. 당시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3370만원으로 전용면적 84㎡ 9억9000만~12억4000만원이어서 고분양가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당시 12억원이면 서울 서초구반포 재건축 소형 아파트 '갭투자'가 낫다는 얘기도 나왔다. 초기 미분양이 나긴 했지만 분양가 할인 없이 입주 전까진 완판에 성공하기도 했다.
여의도 노른자위에 위치한 아크로 여의도 더원도 최고 40억원이 넘는 분양가에도 사실상 '완판'에 가까운 성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앞서 광교푸르지오월드마크, 판교월드스케어 등 신도시 핵심지를 선점하는 선구안으로 당시 고분양가 평가에도 완판에 성공한 사례를 들었다. 뿐만 아니라 이들 단지의 수분양자들 역시 돌이켜 보면 꽤 많은 시세 차익을 거뒀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MDM그룹을 이끄는 문주현 회장은 이런 전략으로 계열 시행사인 MDM 플러스를 알짜배기 회사로 키워냈다. MDM플러스의 2021년 매출액이 약 1조3370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약 4183억을 달했다. 영업이익이 매출액의 30%를 넘는 구조다.
결국 이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도 MDM의 뛰어난 입지 선점과 후분양 전략 그리고 시장 분위기 등을 고려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분양가를 내놓게 됐을 것이란 게 분석 글의 요지다. 당장 청약자들에겐 안전마진이 없더라도 플랫폼시티가 완성돼 갈수록 수혜를 기대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초기 미분양이 나더라도 결국에는 완판 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이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에 주목하는 이유는 하락기에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우는 전략이 아닌 '상품성'으로 평가받고자 하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청약결과에 따라선 용인 아파트 매매시장 뿐만 아니라 경기도 분양시장의 트랜드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MDM이 전국적 관심을 끄는데 성공한 만큼 순위 내 마감이 안되더라도 전국단위 청약이 가능한 무순위 마감에서 '완판 행진'을 노릴지도 모르겠다. 부동산 규제가 풀린 타이밍에 맞춰 시장을 '당해 지역' 아닌 '전국구'으로 확대하고 무주택자 뿐만 아니라 유주택자 및 다주택자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지가 관전 포인트다. 아울러 MDM의 도박이 이번에도 대박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이편한세상 용인 플랫폼시티 단지내 커뮤니티 [자료=DL이앤씨] |
dbman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