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최저임금 '1차 수정안' 제출 거부
심의기한 오늘까지…2년 만에 또 '미준수'
노동계 1만2210원 vs 경영계 9620원 동결
[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임위)가 내년도 적용할 최저임금 심의 법정기한을 또 넘겼다.
노동계가 최저임금 회의장에 복귀했으나 노사간 생각하는 인상률 간극이 상당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임위 노사는 다음주 열릴 회의에서 최저임금 최초요구안에 대한 1차 수정안을 낼 것으로 보인다.
◆ 직전 회의서 '불참' 선언한 노동계, 입장 철회…전원 참석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임위 제9차 전원회의는 근로자위원 8명과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26명이 참석된 가운데 진행됐다.
당초 최임위 근로자위원인 양대노총은 지난 27일 제8차 전원회의에서 공석인 근로자위원 추천 문제에 항의하며 집단 퇴장한 바 있다. 새 근로자위원으로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을 추천했으나, 고용노동부가 수사중이란 이유로 거부하자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이다.
[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왼쪽부터)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와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에 참석한 모습 2023.06.29 swimming@newspim.com |
노동계는 이날 오전까지 최임위 전원회의 참석을 고민했으나, 저임금 근로자의 권리를 개선하기 위해 불참 입장을 철회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최임위 제9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최종 불참까지 고려했지만 최저임금 결정에 있어서 노동계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여건 임에도 최저임금만 바라보고 사는 이 땅의 노동자의 권리를 개선하기 위해 협상과 투쟁을 병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1차 수정안 제출 거절…노사 격차 아직도 2590원 달해
이날 노동계의 참석으로 최임위 노사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나 이견 조율에는 실패했다.
특히 위원장이 노사에 최초요구안의 1차 수정안을 제출하라고 했으나 노사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저임금 인상률은 노사가 제출한 최초요구안을 기준으로 수정안을 여러번 거쳐 조율하는 식이다. 통상 수정안은 3~4차까지 진행되는 편이다.
최임위 노사는 다음주 열리는 제10차 회의 때 1차 수정안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최임위 근로자위원들은 최초요구안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 1만2210원을 요구했다. 사용자위원들은 올해와 같은 '동결(9620원)'을 주장했다.
노사 간 격차가 2590원에 달해 합의 도출까진 어렵고, 근로자위원 1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표결 진행시 논란이 커질 수 있어 심의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초 최저임금 심의기한은 이날까지로, 최임위는 2021년 이후 2년 만에 또 심의기한을 넘겼다. 최임위는 최저임금 고시일(8월 5일)이라도 맞추려면 늦어도 7월께는 심의를 마무리 해야 하는 촉박한 상황이다.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1988년 이후 최임위가 법정시한을 지킨 건 9번에 불과하다.
최임위 관계자는 "최초요구안에 대한 노사 이견이 상당해 협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초요구안에서 노사가 각각 인상률 근거로 제시한 지표를 토대로 질답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예년처럼 7월 중순까지 최저임금 심의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최임위가 작년에 심의기한을 지킨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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