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엔대사 "러 복귀 준비...아직 증거는 없어"
"러 비료·곡물 수출 위해서도 협정 복귀해야"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러시아가 지난 달 종료시켰던 흑해곡물협정에 복귀하는 협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에 복귀하려는 협상을 준비하는 것 같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자국의 비료를 세계 시장에 판매하고, 농산물 거래를 촉진하고 싶다면 "그들은 (흑해곡물)협정에 복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그들이 이 협의에 관심을 보인다는 신호를 보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린필드 대사는 "아직 우리는 (러시아의 협정 복귀) 증거는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17일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중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곡물과 비료를 흑해를 통해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해온 흑해곡물협정 연장을 거부하고 이를 중단시켰다.
튀르키예 이스탄불 인근의 흑해 해상에 우크라이나 곡물을 싣은 화물선 '데스피나 V'(Despina V)가 항해하고 있다. 2022.11.02 [사진=로이터 뉴스핌] |
흑해곡물협정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세계 곡물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지난해 체결됐다. 세계 주요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는 지난 1년 동안 흑해협정을 통해 곡물 3천280만t을 수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흑해곡물혐정 파기 이후 우크라이나의 흑해연안 수출항 오데사 등을 집중 공습하며, 곡물 수출을 봉쇄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역시 우크라이나를 대신해서 러시아가 부족한 곡물을 세계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유엔은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중단은 글로벌 식량 가격 급등과 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있고, 아프리카 등 빈곤국 국민들의 생존을 위태롭게 한다며 협정 복귀를 촉구해왔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