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포춘(Fortune)'지가 발표한 2023 글로벌 500대 기업 중 중국 기업 순위에 큰 폭의 변동이 발생했다고 디이차이징(第一財經) 등이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순위에 포함된 135개 중국 기업 중 순위 변동이 없는 기업은 4개에 그쳤고, 순위가 오른 기업은 35개로 집계됐다. 새로 포함된 7개 기업까지 제외했을 때 89개 기업, 전체 중국 기업 69%의 순위가 하락한 것이다.
특히 과학기술 분야 기업의 순위 변동이 눈에 띈다. 미중 간 기술 경쟁 격화, 코로나19 펜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실적에 영향을 미치면서 순위 변동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훙하이정밀(鴻海精密, 27위), 징둥(京東·52위), 차이나모바일(62위), 알리바바(68위), 화웨이(華爲·111위), 차이나텔레콤(132위), 텐센트(147위) 등이 500대 기업에 포함됐지만 대부분 순위가 전년보다 하락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는 전년보다 15계단 하락하면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스마트폰 업체인 샤오미(小米)는 94계단 낮아진 360위에 머물렀다.
스마트폰 등 판매 부진이 화웨이와 샤오미 순위를 끌어내렸다. 화웨이의 경우 지난해 매출과 순익이 모두 70%가량 급감했다. 쉬즈쥔(徐直軍) 화웨이 순환회장은 지난 3월 재무 보고서 발표 당시 "엄준한 외부환경과 비(非) 시장적 요인이 회사 경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미국 제재가 회사에 타격을 주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샤오미는 올해 1분기 재무 보고서에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9% 감소했다"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불경기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징둥과 알리바바 역시 전년보다 각각 6계단, 13계단 하락한 것이다.
중국 오성홍기(왼쪽)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백색가전 업체 순위도 하락했다. 하이얼(海爾)은 지난해보다 14계단 하락하며 419위에 랭크됐고, 메이디(美的)도 지난해 245위에서 278위로 밀려났다.
반면 중국 최대 배달 플랫폼 메이퇀(美團)은 467위에 랭크되며 올해 처음으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메이퇀의 지난해 매출은 2200억 위안(약 39조 6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8% 증가했다. 영업손실이 58억 2000만 위안이었지만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4.8% 감소한 것이다.
애플 공급업체 입신정밀(立訊精密)도 479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명단에 포함됐다.
신에너지차 강국인 중국답게 관련 기업들 순위는 상승했다.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96.2% 증가한 4240억 6100만 위안의 매출을 기록한 비야디는 작년보다 224계단 뛰어오르며 212위에 랭크됐다. 중국 기업 중 순위가 가장 많이 오른 기업이자 500대 기업 전체 중 두 번째로 순위 상승폭이 큰 기업이 됐다.
'배터리 왕' 닝더스다이(CATL)는 292위로 올해 처음 명단에 올랐다. CATL의 지난해 매출은 488억 달러(약 63조 4400억원)로 집계됐다.
한편 포춘지 선정 '2023 글로벌 500대 기업'에는 중국 기업 135개가 포함됐다.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 기업은 142개로 각국 중 1위를 차지했지만 대만을 제외한 중국 대륙(홍콩 포함) 기업은 135개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1개 줄어든 것으로, 순위에 오른 중국 기업 수가 줄어든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라고 포춘지는 설명했다. 반면 미국 기업은 136개로 전년보다 12개 늘어나며 중국을 제치고 (기업 수) 1위를 탈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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