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대형 신탁회사인 중룽(中融)국제신탁의 지급 중단이 중국 금융시스템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상황에서 중룽 사태가 금융기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 분석이 나왔다.
중국 매체 펑파이(澎湃) 24일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달 14~18일 3개 중국 상장사가 공시를 통해 중룽신탁 상품에 투자했던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지 못했다고 공시했다"며 "고액 개인 투자자들과 일부 기관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수 있겠으나 이번 사태가 금융기관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은행과 보험사, 비(非)은행 금융기관의 신탁업무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지난 5년간 규제 당국이 중국 신탁회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그들의 부동산 투자를 통제해 왔다"며 "운용자금의 상당 부분이 채권 투자로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2018년부터 자산관리상품 관련 새로운 규정을 시행하면서 은행은 신탁 등 비표준화 상품에 대한 투자를 대폭 줄였다"며 "총자산 대비 은행의 신탁상품 및 신탁회사에 대한 직접적인 익스포저는 제한적이고, 중국 은행들은 신탁상품 판매에 있어서도 상당히 신중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와 보험사의 신탁상품 투자 비중도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는 금융자산의 90%가량을 채권이나 주식, 공모펀드 등에 투자하고 있고, 일부 부실 자산관리회사들이 자회사를 통해 신탁상품에 투자하고 있지만 이들의 투자 규모는 전체 자산의 5% 이하에 불과해 신탁상품 익스포저가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원금 및 이자 지급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신탁업계와 부동산 업계는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룽신탁의 지급 중단이 안 그래도 약했던 신탁상품에 대한 투자 의지를 더욱 약화시켜 조기 환매로 인한 융자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며 "상황이 악화한다면 신탁 업계와 부동산 시장 전체가 신용압력 및 유동성 리스크에 부딪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체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 내 신탁회사는 총 68개로, 이 중 50개는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산하 국유기업이 실소유주고 나머지 18개가 민간기업이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신탁회사들은 부동산 업계에 노출돼 있다"며 올해 3월 말 기준 신탁자금 15조 2700억 위안(약 2775조 6300만원) 중 1조 1300억 위안, 전체의 약 7.38%가량이 부동산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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