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조치에도 유가족 '검정고무신' 캐릭터 사용 제약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故 이우영 작가의 부인인 이지현 씨가 10일 문화체육관광부를 대상으로 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등장해 저작권 분쟁에 대한 현실을 고발할 예정이다.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는 10일 이우영 작가의 유가족인 이지현 씨가 국정감사에 출석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문화체육관광부는 '검정고무신'과 관련한 행정조치 했다. 예술인권리보장법을 근거로 형설출판사에 시정명령을 내렸고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형설출판사의 장진혁 대표가 '검정고무신' 캐릭터 공동저작권자로 등록돼 있는 것에 말소 처분을 내렸다.
만화 검정고무신의 이우영 작가의 동생 이우진 작가가 지난 3월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이우영작가 대책위는 "문체부는 이러한 행정조치를 알리면서 '검정고무신'을 둘러싼 저작권 분쟁이 모두 해결된 것처럼 배포했지만 유가족들은 이러한 상황에 상당한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유가족은 여전히 '검정고무신'을 통한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할 수 없으며 자유롭게 캐릭터를 활용한 사업 활동 또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형설출판사의 허락 없이는 작가를 추모하기 위한 전시회에 검정고무신 캐릭터를 사용하는 것조차 제약을 받고 있다. 문체부의 행정조치 이후에도 '검정고무신'의 분쟁은 아무 진전 없이 계속 지속되고 있다.
이우영 작가 소송에서 유가족을 대리하고 있는 임상혁 변호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술인권리보장법에 근거한 행정명령을 내릴 때, 이번 '검정고무신' 계약 사례가 지극히 불공정한 계약이며 더 이상 용인되어서는 안되고 무효라고 선언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수차례 설명했다"라고 언급했다.
임상혁 변호사는 "공정위가 적극적인 판단으로 시장의 조정기능에 기여하는 반면, 주무부처로써 더욱 적극적인 행정에 나서야할 문체부는 늘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창작자들의 창작환경을 개선하는데 외면하고 있다"라며 "이 때문에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결국 비극은 계속 되풀이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많은 창작자들이 겪고 있는 불공정 계약 사례는 대부분 개별 당사자들의 소송 이외에는 구제 방법이 없다"며 "이때 막대한 소송비용 등으로 개별 당사자들의 경제적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고, 만약 소송을 포기한다면 불공정 관행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라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술인권리보장법이 강화되거나 문화산업공정유통법 등이 재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무부처로써 시장 분쟁에 있어서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지 않는다면, 어떤 법이나 제도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문제는 계속 제자리걸음을 걷게 될 것"이라고 거듭했다.
이우영 작가의 유가족은 대중에게 "'검정고무신'의 불공정 계약 문제가 잊힐까봐 우려하고 있다"며 "국정감사를 통해 이러한 문제들이 진지하게 다뤄져 유가족들의 어려움이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