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남서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계 이슬람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습으로 전쟁을 선포한 이스라엘 정부가 국경을 맞댄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공격 가능성을 대비해 대규모 병력을 북부로 파견했다고 CNN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인 조너선 콘리커스는 CNN에 "(레바논 국경지대에서의) 상황은 불안정해 우리는 바짝 경계하고 있다"며 "우리는 헤즈볼라의 공격을 예상해 예비군과 정규 부대 등 수만 명의 병력을 국경 지대에 추가로 배치했다"고 알렸다.
이스라엘군 전차가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인근 도시 스데로트의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대적인 공습을 개시한 다음 날인 지난 8일, 헤즈볼라는 골란고원 내 이스라엘 점령지를 향해 로켓과 박격포를 쐈다.
골란고원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분쟁지로 지난 2006년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다.
그로부터 이튿날에는 레바논에서 무장 세력이 국경을 넘어왔고 이스라엘 방위군은 이들을 사살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영토 분쟁으로 오랫동안 서로 적대시해 왔다. 2006년 이래 휴전 중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양국은 소규모 로켓 공격을 서로 주고받는 등 갈등을 지속해 왔다.
헤즈볼라는 같은 이슬람교 종파인 시아파를 믿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정파다. 레바논 정부군과 맞먹는 병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 등 서방은 이들을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북부 국경지대 주둔 병력을 늘린 것은 결국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헤즈볼라가 합세할 가능성에 대비한 조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하마스와 지난 8월에 이스라엘 공격을 계획했으며 이를 논의하는 자리에 이란혁명수비대와 하마스 뿐만 아니라 헤즈볼라 대표도 참석했다고 지난 9일 보도했다.
헤즈볼라가 전쟁에 합세할 가능성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최근 전화 통화에서도 논의된 사항이다.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악시오스가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8일 전화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가자지구를 침공하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문제이고 협상의 여지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지대가 '제2 전선'이 될 시나리오에 대해 질문했고 네타냐후 총리는 우려스럽지만 이스라엘이 이 시나리오도 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는 전언이다.
헤즈볼라의 합세로 결국 이스라엘이 이란 타격에 나서고,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으로 확전한다면 '5차 중동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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