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이 예멘의 후티 반군을 '특별지정 국제테러리스트(SDGT)' 단체로 다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미군과 국제사회의 민간 선박을 공격해왔다면서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이들을 테러리스트 단체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는 후티 반군의 자금 및 무기 공급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후티가 홍해에서의 공격 행위를 멈출 경우, 테러리스트 지정 해제를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번 테러리스트 지정으로 후티 반군이 이란과도 거리를 두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홍해에서 화물선 갤러시 리더호를 나포하기 위해 위협 비행하는 후티 반군의 헬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SDGT로 지정되면 해당 단체의 미국 내 모든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인과의 거래도 금지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직전인 지난 2021년 1월 예멘 아덴공항 폭탄 공격 등을 이유로 후티 반군을 SDGT및 외국테러단체(FTO)로 동시에 지정하고 제재를 부과했다.
FTO로 지정되면 무기나 자금 거래 뿐아니라, 통신 및 각종 민간 물자 지원 및 교류도 금지되기 때문에 예멘 지역 주민에 대한 유엔 등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도 제한을 받게 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는 2021년 2월에 후티에 대한 SDGT와 FTO를 모두 해제했지만, 이번 홍해 선박 공격 사태를 계기로 재지정에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 바이든 정부 관계자는 예멘 지역 주민 피해를 줄이고 후티 반군에 대한 자금줄 및 무기 지원 차단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SDGT만 우선 재지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이 하마스 제거를 내세워 가자지구를 공격하자, 지난해 11월부터 홍해를 이동하는 선박들을 30여 차례 미사일이나 드론 등으로 공격해왔다.
미국 정부는 후티 반군에 의한 홍해 운송로 차단과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 12일부터 후티 반군의 미사일 및 레이더 시설 등에 대한 공습을 세 차례 벌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일 후티 반군에 대한 첫 번째 대규모 공습 이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후티의 공격은 우리 군대와 민간인 뿐 아니라 무역 및 항행의 자유를 위협했다"면서 "국민과 국제 상거래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