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여의도에서 일하는 300명만 쓰는 고유의 어떤 화법이나 문법이 있다면, 여의도 사투리 아닌가. 저는 나머지 5천만이 쓰는 언어를 쓰겠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대전을 찾아 이같이 말했다. 당시 한 위원장은 여의도 사투리 포기와 함께, 총선 불출마·불체포 특권 포기 등을 내세우며 야당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한 위원장이 구태정치에서 벗어나 국민 눈높이에 맞는 행보를 펼치겠다고 선언하자, 국민은 새 정치에 대한 기대감을 품었다.
김가희 정치부 기자 |
"재혼 가정이라든가 많은 분께 정말 마음의 상처를 주는 이야기다. (선거가) 15일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우리가 몸이 뜨거워지고 가슴이 뜨거워지면 말실수하기 쉽다. 우리가 더 절제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위원장은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둔 지난달 27일 인천 남동구에서 열린 현장 선거대책위원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정부를 의붓아버지·계모에 빗댄 것을 비판하며 자당 후보들의 입단속에 나섰다. 여당 대표의 이러한 모습에 이번 선거는 네거티브 양상으로 흐르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재명 대표가 정말 쓰레기 같은 막말을 자기 형수한테 한 거 알고 계시는가. 저도 굉장히 배짱 좋고 용기 있는 사람인데 그 말을 읊을 정도 용기가 안 난다. 용기 나면 그때 한번 읊겠다. 쓰레기 같은 욕설을 형수한테 한 게 들통나자, 이재명 대표는 공개석상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게 바로 악어의 눈물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 1일 부산 해운대구 지원 유세에서 이같이 말했다. 불과 5일 전 입단속을 강조했던 한 위원장이 이 대표를 겨냥해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여의도 사투리를 쓰지 않겠다던 한 위원장은 누구보다 빠르게 여의도 사투리를 익혔다. 연일 이어지는 비방과 여의도식 정치로 점철된 선거는 유권자들에게 피로감만 남긴다. 이제라도 여야는 민생정책 대결을 펼치고, 미래세대를 위한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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