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빅5 중 유일하게 무기한 휴진 강행
휴진은 환자 피로감만 높인다는 지적도
하나의 해결책 모으기 어려운 상황
의협에서도 전공의 끌어모으지 못해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세브란스병원이 무기한 휴진을 강행하면서 소위 '빅5' 간 의정갈등 해결법이 갈렸다. 대한의사협회 내부 분열에 이어 의료계에서 좀처럼 의정갈등을 해결할 동력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진은 이날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했다. 세브란스병원은 휴진율이 평소와 비슷한 10~15%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지만, 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측에서 파악한 휴진율은 30~40%에 달한다.
지난 12일 비대위가 제출한 결의문에서도 비대위 교수 총 1200여명 중에서도 531명이 무기한 휴진하겠다고 응답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27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내원객이 정상진료를 알리는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2024.06.27 choipix16@newspim.com |
이로써 세브란스병원은 빅5 중 유일하게 무기한 휴진을 강행한다. 지난 21일 서울대 의대는 무기한 휴진을 중단했고, 가톨릭대 의대·성균관대 의대 비대위에서도 휴진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안석균 연대의대 교수협회 비대위원장은 세브란스병원만의 휴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 "많은 교수들의 뜻은 똑같을 거라고 생각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냐 옮기지 않느냐만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집단 휴진이 병원과 환자가 싸우는 모양새만 만들 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성근 가톨릭대 의대 비대위원장은 "휴진에 대한 세간의 관심만 높고, 우리가 이를 통해서 내보내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는 보도가 안 되는 것 같다"면서 "하루에 수만 명의 일정을 변경하는 만큼 환자들과 교수들의 피로도가 클 것"이라며 집단 휴진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휴진 외에 세미나나 심포지엄을 지속적으로 해보거나, 청문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의견 개진을 하는 등의 방법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산병원이 내달 4일부터 전면 휴진을 하기로 결의하면서 당분간 의료계 내부에서 하나의 해결책이 모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의사협회(의협)에서도 좀처럼 내부 동력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의협이 정부에 제시한 3대 요구안에 대해 반대하며 의협과 일찍이 선을 그은 바 있다.
의협은 정부와의 대화를 위해 의대 교수와 지역의사회 등을 모아 특별위원회를 꾸렸지만, 현재까지 전공의 위원 4석과 의대생 위원 1석은 공석이다.
의료계 목소리가 합쳐지지 않는 상황에서 혼란만 심화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온 이모(70) 씨는 "아내와 같이 이곳에 한두달에 한번씩은 검진을 받으러 오는데 휴진한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다"며 "진료를 받으러 오라고 문자가 와서 다행이지만, 사람 생명이 더 중요한 건데 환자는 뒷전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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