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전 시장 광복절 사면...윤 대통령 특별사면/복권 재가
권 "복권 시 모든 신의 지킬 것"...이장우 "따뜻한 분" 신뢰 깊어
"권 포함 '충청기반 국민정당' 창당시 '안희정계' 크게 흔들릴 것"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권선택 전 대전시장이 7년 만에 드디어 명예를 회복했다. 몸 담고 있던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뤄지지 못한 복권이 윤석열 정부에서야 이뤄졌다. 이른바 '중도의 귀환'으로 충청권 정치판이 크게 흔들리게 됐다.
13일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특별사면·특별감면·특별복권 및 특별감면조치 등에 관한 건'을 재가했다.
권선택 전 대전시장. [사진=권선택 전 시장 페이스북] |
이날 재가 대상자에는 권선택 전 대전시장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조윤선 전 정무수석, 안종범 전 경제수석, 원세훈 전 국정원장, 조현오 전 경찰청장, 권오을 전 의원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15일 0시부로 특사·복권된다.
권선택 전 시장은 지난 2017년 대법원에서 사전선거운동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문재인 정부 시절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했으나 불발로 돌아갔다.
그러던 중 권선택 전 시장과 고교 선후배 사이이면서 대학 박사 동기로, 마음을 주고 받던 이장우 대전시장이 권 전 시장의 복권을 물밑에서 돕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복권 기대가 높아졌다.
실제 지난해 7월 권 전 시장은 기자회견을 자처하며 '복권 시 신의를 지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직후 공개된 광복절 사면·복권 리스트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지역 사회가 크게 실망하기도 했다.
이후 잠잠했던 권 전 시장의 명예회복은, 지난 초여름부터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뉴스핌>은 단독으로 지난 7월 이장우 대전시장과 권선택 전 시장 간 회동 기사를 통해, 권 전 시장의 복권이 '초읽기'라고 보도했다.
이후 진행된 취임 2주년 <뉴스핌> 인터뷰 자리에서도 이장우 시장은 권 전 시장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내며 "따뜻한 분, 제가 무척 좋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왼쪽부터)권선택 전 대전시장과 이장우 대전시장. 2024.07.05 gyun507@newspim.com |
사실상 권 전 시장의 복권이 이장우 대전시장과 윤석열 정부에서 이뤄진 만큼, 권 전 시장이 이장우 대전시장과 손을 잡고 정계를 이끌어 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경우, 권 전 시장을 지지하는 중도층을 이장우 시장이 끌어안을 수 있다. 또 권 전 시장 입장에서도 7년이라는 긴 시간 정계를 떠나 '정치 근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이장우 시장처럼 강력한 집권세력의 손을 잡는 편이 정계 복귀에 더 수월하다는 분석이다.
전 현직 시장의 만남은 충청권 정계를 크게 흔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장우 대전시장은 충청기반 국민정당 창당을 주창하고 있는데, 중도층에 기반한 권 전 시장이 가세할 경우 '이장우 시장 발 국민정당'은 큰 힘을 받게 된다.
특히 '권선택-이장우' 결집은 '안희정계'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희정계가 최근 충청권을 중심으로 재결집해 왔는데, 권 전 시장이 만약 이장우 시장의 충청기반 정당에 대해 지지할 경우 안희정계에 파장이 갈 것이라는 것이다.
한 지역 정치인은 "현재 민주당 내 '이재명계'가 득세하고 있는데 여기에 불만을 품고 있는 안희정계 등 당내 세력들이 권 전 시장을 주목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면서 권 전 시장 복권을 이끌어 낸 이장우 시장이 자연스럽게 중앙 정치력과 협상력에서 큰 힘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예 권 전 시장에게 민선9기를 넘겨 민선8기 추진 사업의 계속성을 확보하고, 이 시장은 중앙정치 무대로 더 크게 올라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이번 특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5번째다. 대상자는 정치인·경제인·중소기업인, 일반형사사범 등 1219명이다.
gyun5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