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력·대량생산 기술 갖췄다...배양육 '글로벌 선두권' 자부
연간 1t 생산가능한 파일럿 공장 마련...이달 중 식약처 허가 신청
1kg당 3000만원 달했던 생산비 대폭 낮춰... "대중화 이끌겠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배양육을 판매하는 세계 첫 기업이 되는 것이 단기 목표입니다."
배양육 전문 기업 팡세의 이성준 대표는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하반기쯤 한우 배양육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팡세는 2015년 서울대 기계공학, 생명공학을 전공한 인재들이 모여 창업한 업체다.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로 인공장기를 주력으로 시작해 2021년쯤 해당 기술을 발전시켜 세포 배양육 전문 기업으로 전환했다. 세포 배양육 시장의 성장성이 유망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당시 세포 배양육 시장 후발주자로 시작한 팡세는 3년 후인 현재 '세계 첫 배양육 대중화'를 꿈꾸고 있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팡세 이성준 대표이사가 세포배양육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09.03 romeok@newspim.com |
지난 3일 등촌동 파일럿 공장에서 만난 이 대표는 "인공장기 개발에 쓰인 3D프린팅 기술을 그대로 세포배양육에 적용했다"며 "2021년 당시 후발주자였지만 현재 국내외를 통틀어 기술적으로 선두권에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포 배양육은 동물에서 추출한 세포 조직을 배양해 얻는 이른바 실험실 고기를 말한다. 축산업을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 발생이 전혀 없고 도축없이 고기를 얻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축산업 대비 탄소배출량을 96% 가량 줄일 수 있고 같은 양의 사료로 14배 더 많은 고기 생산이 가능하다.
또 소고기 1kg을 축산업을 통해 얻으려면 약 104주가 걸리는 데 비해 세포 배양 기술을 적용하면 2주 만에 고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대표는 "지속 가능한 육류는 결국 인류의 연속성과 연관된다"며 "동물학대, 환경오염, 식량난 등 기존 고기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배양육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팡세의 목표는 '배양육 대중화'를 실현하는 세계 최초 기업이 되는 것이다. 현재 배양육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은 싱가포르의 굿미트, 미국의 업사이드 푸즈, 호주의 알레프 팜스 뉴질랜드의 보우 등 4곳이다. 다만 아직 이들 기업들이 선보인 배양육 제품은 높은 가격으로 대중화와는 거리가 멀다.
일례로 굿미트의 치킨 너겟의 경우 kg당 생산가가 12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1kg당 4000~5000원 수준인 일반 닭고기에 비해 약 240배 비싼 셈이다. 그 외 업체들의 배양육 제품도 생산비가 높고 소량 생산에 그치는 등 대중화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팡세 등촌동 파일럿 공장에 설치된 세포배양장치. 2024.09.06 romeok@newspim.com |
반면 팡세는 자체 개발한 기술로 배양육 생산비를 대폭 낮추고 대량생산 설비를 완비해 대중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구상이다. 인체 구조를 모사해 일반 배양장치 대비 더 많은 세포 성장이 가능하도록 개선한 '세포 배양장치'와 경제적인 식품 소재를 적용한 '배양배지'가 핵심이다.
이를 통해 배양육 생산비를 대폭 절감했다. 조만간 일반 한우와 맞먹는 수준의 생산비 절감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22년 팡세가 시식용으로 선보였던 배양육의 생산비가 1kg당 2000~3000만원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2년여 만에 빠른 기술력 진보를 이룬 것이다.
팡세는 현재 한우 배양육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배양육에 대한 식품 규격 인정 고시를 마련하면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달 중 식약처에 식품 허가를 신청, 내년 중 배양육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 말에는 연간 1t 내외의 배양육 생산이 가능한 등촌동 파일럿 공장을 마련해 시제품 생산에 나서는 등 제품화 준비에도 돌입한 상태다. 이후에는 연간 300t 규모의 대량생산을 위한 정식 공장 설립도 추진한다. 전북 익산 등 공장 부지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기존 세포배양육의 높은 생산 단가만 해결한다면 상용화는 시간문제"라며 "아직 해외 배양육 업체들의 제품은 가격이 높아 경험적 차원의 소비만 이뤄지고 있고 일반 대중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팡세는 가장 경제적이고 안전하게 배양육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적 준비가 되어있다"며 "배양육의 대중화를 이끄는 최초의 기업이 되는 것이 당면한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