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영원히 열리지 않을 것 같았던 노벨문학상의 문이 드디어 열렸다. 그 문을 연 것은 중견작가 한강이었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한국시간)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림원은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각 작품에서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한다"라는 점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한국 첫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 [사진=뉴스핌 DB] |
한림원은 "신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오늘날 산문의 혁신을 일궈냈다"라고도 했다. 한림원 측이 수상작으로 꼽은 작품은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였다.
한림원 측은 "한강에게 전화통화로 수상소식을 알렸다"면서 "그는 여느 때와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의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다. 한강 작가의 수상으로 한국은 노벨 문학상 수상의 첫 쾌거를 얻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4000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사진= 노벨상 홈페이지] |
한강은 그동안 맨부커상과 메디치상 등 굵직한 문학상을 휩쓸었다.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 수상했으며, 지난해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메디치외국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강의 작품은 인간의 폭력을 성찰한 도발적인 문학 작품으로 평가 받아왔다. 굵직한 문학상을 수상할 때마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 등 영·미권의 주류 언론과 출판계 저널들이 한강의 작품세계를 조명했다.
1970년 11월에 태어난 한 작가는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소년이 온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다.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