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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유산취득세 전환' 위장분할 우려…전문가 "연대납세 의무 유지 필요"

기사입력 : 2024년11월01일 16:39

최종수정 : 2024년11월01일 16:39

기재부-세법학회, 1일 유산취득 과세 전문가 토론회 진행
이정아 변호사 "과세표준·과세대상 면밀하게 검토해야"
류연호 변호사 "배우자공제 등 인적공제 달리 적용돼야"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현행 유산세를 유산취득세로 전환할 시 법적 고려사항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유산취득세 구조에서는 상속인별 상속 재산이 산출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 과세표준 산정 방식을 새롭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정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1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아카데미아 세미나실에서 열린 '유산취득 과세 전문가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유산세 방식에서는 피상속인 기준으로 전체 상속재산에서 공제가 적용돼 과세표준이 나오는 반면 유산취득 과세 방식으로 전환하게 되면 이 첫 번째 단계에서 상속인별 상속 재산이 나와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정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가 1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아카데미아 세미나실에서 '유산취득 과세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2024.11.01 plum@newspim.com = 2024.11.01 plum@newspim.com

이어 "이걸 단순하게 보면 그냥 상속인별로 나눠 계산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유산취득 과세 방식을 취하는 다른 나라의 실무를 보면 조금씩 다른 양상들이 있다"고 전했다.

유산취득세는 상속 재산이 먼저 산정이 되고 그다음에 상속인 별로 인적 특성을 반영한 공제가 적용된 후 상속인별 과세 표준이 산정되는 구조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독일 같은 경우 통상 유언을 따르지만, 유언이 없으면 법정 지분에 따라 상속세 과세 표준을 계산한다.

프랑스 같은 경우에는 유언 법정 상속분 협의 분할 내용을 모두 반영해 실제 상속 재산의 분할 결과를 과세 표준 산정 시 반영한다.

다만 실제로는 사실상 법정 상속분에 매우 근접한 비율로 분할이 이뤄지는데, 이는 프랑스 민법에서 유류분에 강한 규정이 적용되고 사회 문화상 똑같이 나누는 게 적절하다는 관행이 강하게 작용한 영향으로 보인다.

일본은 조금 특이한 세제를 취하고 있는데, 우선 상속세액 총액을 계산한 다음 그 총액을 각 상속인이 실제로 상속받은 과세 가격의 비율로 계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다른 유산취득 과세 방식을 취하는 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방식이다.

이 변호사는 "똑같은 유산취득 과세 방식이라도 나라별로 조금씩 다르게 운용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도 별도로 두는 게 아니라 우리 민법상의 상속 재산 분할에 관한 규정, 사람들 사이의 분할 관행 이런 것들에 적합한 과세표준 산정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 변호사는 과세 대상 범위에 대해서도 고려해 볼 여지가 있다고 봤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1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신관에서 열린 유산취득 과세 전문가 토론회에서 현행 상속세 체계 평가 및 유산취득 과세 전환 필요성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2024.11.01 yooksa@newspim.com

그는 "현행 상증세법은 피상속인이 거주자인지 여부에 따라 상속세 과세 대상을 달리 규정하고 있다. 지금은 피상속인이 기준이기 때문에 피상속인이 거주자인 경우 국내외 모든 상속 재산이 과세 대상에 포함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증여세의 경우 이미 유산취득세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오히려 반대로 주는 사람이 아니라 받는 사람인 수증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된다. 수증자가 거주자인 경우에는 전 세계의 모든 상속 재산이 되고, 수증자가 비거주자인 경우에는 국내 증여 개산이 과세 대상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의 경우 과세 대상의 범위에 관한 규정이 복잡하게 되어 있지만 그 사람이 거주자인지 여부와 거주 기간, 국적 이런 것까지 모두 고려하고 있다"며 "유산취득 과세 방식 아래에서는 현재와 같이 피상속인의 거주자성만 고려할 수는 없고 적어도 상속인의 거주자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유산취득세 방식에서 위장 분할이 많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연대납세의무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연대 납세 의무를 유지할 경우 실제로 자신이 상속받지 않았는데 자기 명의를 빌려주려고 하는 사람은 자기가 갖지도 않은 재산에 세금을 납부해야 할 부담이 있기 때문에 (위장 분할에) 가담할 요인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사후적으로 과세관청이 잘못된 신고 내용과 다른 분할에 대해서 알게 됐을 때도 조금 편하게 세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을 비롯해 발제자, 토론자들이 1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신관에서 열린 유산취득 과세 전문가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1.01 yooksa@newspim.com

류연호 삼정 KPMG 변호사는 유산취득 과세 방식에서의 인적 공제가 달리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류 변호사는 "독일과 프랑스, 일본 등이 유산취득세로 전환할 시 참고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라며 "독일 같은 경우 피상속인과의 친족관계에 따라 공제 금액이 세분화되고 있고, 프랑스는 각 인적 특성, 특히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굉장히 많다"고 언급했다.

이어 "일본 같은 경우 절충형 유전 과제 방식이라고 해서 전체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기초공제액을 적용하는 유산세 방식과 상속인별 산출세액에서 공제액을 적용하는 유산취득 과세 방식이 공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국가들의 제도 설계 이유를 저희가 검토해 향후 인적 공제 제도를 개편함에 있어서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인적 공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우자 공제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자 질의 시간에서 현행 유산세를 유산취득세로 전환할 시 세수가 감소해 재정건전성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변호사는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상속세 세수 자체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산취득 과세로의 전환을 세수 감소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과세 방식을 합리화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결과가 있을 수 있다 정도로 이해하고, (세수감소를) 보완하는 것들은 계속해서 논의돼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주관기관인 세법학회를 비롯한 한국세무사회, 납세자연합회 등 조세 분야와 학계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plu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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