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위축에 미국 관세정책으로 내수·수출 증가세 예상보다 낮아"
외국 기관·정부·KDI 보다 낮아…경상흑자 750억 달러로 감소
트럼프 관세로 통상 불확실성 확대시 올해·내년 성장 1.4%로 추락
[서울=뉴스핌] 온종훈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25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전망보다 0.4%포인트(p)를 낮췄다.
한은이 연간 전망치를 0.4%p 이상 조정한 것은 지난 2022년 11월 당시 이듬해 전망치를 2.1%에서 1.7%로 0.4%p 낮춘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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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2025.02.25 ojh1111@newspim.com |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경제 심리 위축, 미국 관세 정책 등의 영향으로 내수 회복세와 수출 증가세가 당초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월에는 계엄 사태 등 국내 상황이 중요한 요인이었다면, 이번 전망 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전망치를 지난 2023년 11월(2.3%) 이후 지난해 5월(2.1%), 11월(1.9%) 등으로 점차 낮춰 왔다.
이번 한은 전망치 1.5%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 국제통화기금(IMF·2.0%), 정부(1.8%), 한국개발연구원(KDI·1.6%) 등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말 기준 해외 투자은행(IB) 8곳의 평균 전망치(1.6%)보다도 낮다.
한은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1.4%, 설비투자 증가율을 2.6%로 각각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전망보다 민간소비는 0.6%p, 설비투자는 0.4%p 각각 낮아졌다.
건설투자는 -1.3%에서 -2.8%로 전망치가 크게 하향 조정됐다. 재화수출은 1.5%에서 0.9%로, 재화수입은 1.9%에서 1.1%로 각각 조정됐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75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예상보다 빠른 관세정책 추진 등을 반영해 지난해 11월 전망(800억달러)보다 50억달러 낮췄다.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지난해 16만명에서 올해 10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전망(13만명)에서 3만명 줄였다.
올해 실업률 전망치는 2.9%로 유지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유지했다. 한국 경제가 2년 연속으로 한은이 추산한 2024~2026년 잠재성장률인 2.0%보다 낮은 수준의 저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올해 1분기까지 지속되다가 2분기 이후 점차 해소되면서 하반기 중 경제심리가 계엄 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가정했다.
아울러 미국은 주요 무역 적자국을 대상으로 일정 수준의 관세를 올해 안에 부과할 것으로 전제했다. 만일 글로벌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서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각 1.4%로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에 무역 갈등이 조기 완화되면 올해 1.6%, 내년 2.1%로 성장률이 각각 높아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함께 제시했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각 1.9%로 유지했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은 올해 초 오름폭이 소폭 확대됐으나, 낮은 수요 압력, 지난해 높았던 농산물 가격의 기저효과 등으로 점차 둔화해 목표 수준(2.0%) 근방에서 움직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3%로 안정됐으나, 11월 1.5%, 12월 1.9%로 다시 높아졌다. 올해 1월에는 2.2%로 지난해 7월(2.6%)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ojh11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