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수급자 대비 중추신경계 약물 복용↑
상반기 참여 시설 총 22개…서울·인천 등
건보공단 "약 한 움큼 드시지 말고 상담"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장기요양시설 입소자를 대상으로 다제 약물 관리가 시작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올해 4월부터 장기요양시설 입소자가 사용하는 약물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필요에 따라 약물을 조정해 올바른 약물 복용을 유도하기 위한 다제 약물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8일 밝혔다.
건보공단은 약대 교수 등 전문가와 현장 의견을 수렴해 장기요양시설 입소자의 약물 관리를 위한 서비스 모형을 마련했다. 간호사 등이 10종 이상 약물복용으로 점검이 필요한 대상자를 선정한다. 건보공단에서 위촉한 약사는 시설을 방문해 입소자의 약물을 점검한다. 필요한 경우 시설의 계약 의사가 약물의 제거 또는 변경까지 수행하는 절차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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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약으로 만든 달러($)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건보공단은 약사의 약물 점검에만 그치지 않도록 의사의 처방 조정까지 연계되는 포괄적인 약물 관리 서비스 모형을 만들었다. 약물 관리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약사가 시설의 종사자에게 약물 보관 방법 등을 교육하는 절차도 포함됐다.
올해 상반기 참여 시설은 서울·인천·경기·강원 지역의 총 22개다. 건보공단은 하반기 참여시설을 추가 모집할 계획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시설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시설에 방문해 약물 점검하는 약사를 대상으로 교육도 실시했다. 약물 점검이 필요한 환자의 등록도 이루어지고 있어 시설 입소자의 약물 관리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장기요양시설 수급자는 재가 수급자보다 더 많은 약을 처방받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건보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이 2023년 장기요양수급자 약물 사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시설 수급자는 1일 평균 7.22개 성분을 처방받고 있다. 재가 수급자의 1일 평균 5.33개 성분보다 다제 약물 사용 현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선미 가천대 약학대학 교수는 "장기요양시설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거동이 불편해 활동량이 적다 보니 지역 사회에 거주하는 노인보다 노쇠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약물의 흡수, 대사, 배설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약물 간 상호 작용에 민감하고 약물 부작용도 더 많이 발생할 수 있어 시설 입소자야말로 다제 약물로 인한 상호작용이나 부작용이 가장 많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군'"이라고 했다.
박향정 건보공단 건강지원사업실장은 "만성질환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노인의 약물관리는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라며 "특히 장기요양시설 입소자의 약물관리는 중요하면서도 시급한 과제로 전문가, 현장, 공단 내 장기요양시설 관련 부서 등과의 적극 협업을 통해 관리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