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자산운용, 하반기 시장 전망 간담회
"채권은 중기물·BBB 채권 유리"
미국 주식, 비중 유지·액티브 전략 제시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글로벌 증시가 관세 충격과 정책 불확실성으로 출렁이는 가운데, 미국 주식시장은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지 말고 장기적 안목에서 기업 실적과 펀더멘털에 기반한 투자를 유지하는 것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AB자산운용은 3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2025년 하반기 글로벌 시장 전망 간담회'를 열고, 주요 자산군별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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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AB자산운용] |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유재흥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과 채권시장 동향을 중심으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연준을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기조는 올해 말 또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시점 자체보다 최종 도달 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10년물 국채의 적정 금리를 내년 기준 3.75%로 추산하며, 정책금리 하락 시 장단기 금리차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초장기채보다는 중기물 중심 포트폴리오가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또 투자등급 채권 가운데 BBB 등급은 투기등급(WB) 대비 스프레드 차이가 줄어든 상황에서 상대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예측 불가능한 충격이 발생하면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은 가격 변동성이 더 크다"며 "BBB 채권을 보유하면 금리를 거의 손해 보지 않으면서도 위기 상황에서 더 안정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재욱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식시장 전망을 다뤘다. 그는 올해 상반기 미국 증시가 관세 충격 등으로 20% 가까운 조정을 받았지만, 결국 기업 실적이 회복력을 뒷받침하면서 반등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과거 사례를 보면 미국 시장은 예상치 못한 불확실성이 매년 발생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이익 성장률과 주가가 수렴해왔다"며 "단기 뉴스에 따라 비중을 급격히 줄이는 것은 오히려 장기 성과를 훼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의 올해 EPS 성장률을 9%, 2026년까지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예상했다. 그는 "미국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그만큼 높은 수익성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라면서 "미국 시장은 거시경제 변동에 덜 흔들리고 펀더멘털에 기반한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 최근 몇 년간 과도했던 소수 종목 집중 현상이 완화되고 있으며, AI를 비롯한 기술 혁신이 다양한 업종에 확산되는 환경에서는 액티브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정 스타일보다는 업종 혼합형 포트폴리오가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이재욱 매니저는 한국 주식이 미국 대비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더 매력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상법 개정 등 정책 변화는 긍정적이지만, 근본적으로 기업 수익성 체질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며 "아직은 변화를 단정하기 어렵고, 향후 성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재정 건전성 악화가 국채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 유재흥 매니저는 "모두가 알고 있는 문제지만, 현실적으로 미국 국채를 대체할 수 있는 시장은 없다"며 "그런 점에서 미 국채시장의 기능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onew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