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자·권양숙 여사 비공개 소환조사...신분은 '참고인'
김윤옥 여사는 서면조사...김건희 여사 '피의자' 신분 차이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역대 영부인 가운데 처음으로 수사기관의 소환조사를 위한 포토라인 앞에 섰다. 김 여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김건희 특검팀은 과거 영부인 소환조사 사례와 다르게 김 여사에 대해 영부인으로서 예우를 최소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6일 김건희 여사는 김건희 특검팀 소환조사에 출석하기 위해 오전 10시 10분 특검팀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웨스트 빌딩 앞에 도착했다. 김 여사는 검은색 카니발에서 내려 건물 안까지 천천히 걸음을 옮겼고, 포토라인을 지나가는 약 35초 동안 수십대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김 여사는 건물 안에 있던 취재진 앞에선 "국민 여러분께 나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수사 잘 받고 오겠다"는 말을 남겼다. 역대 영부인 중 공개적으로 소환조사를 받은 것은 김 여사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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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여사의 경우 2004년 5월 11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비공개 소환조사를 받았다. 대검 중수부는 이순자 여사가 2000억원대로 추정되는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일부인 130억원을 관리한 단서를 가지고 이순자 여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당시 이순자 여사는 오후 3시쯤 검찰에 출두해 4시간 30분 만인 오후 7시 30분쯤 귀가하며 길지 않게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여사를 소환하며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포토라인 없이 비공개로 진행했고, 이 여사가 소환조사를 받은 사실은 다음날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2009년 4월 11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배우자 권양숙 여사도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대검 중수부 조사를 받았다. 대검 중수부는 권 여사가 전 영부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노무현 전 대통령 관저가 있는 김해 봉하마을과 가까운 부산지검으로 직원 두 명을 파견해 비공개로 조사를 진행했다.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권 여사는 오전 10시 30분부터 밤 9시 40분까지 약 11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고 권 씨 조사에는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전 대통령)이 변호인 자격으로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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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각종 의혹 조사를 위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첫 소환 조사를 받는다. 김 여사가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08.06 photo@newspim.com |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이 대통령 재임 중이던 2012년 11월 12일 내곡동 사저 부지 의혹과 관련해 서면으로 조사를 받았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사건 특검팀(이광범 특별검사)은 김윤옥 여사에 대해 조사의 필요성과 예우를 고려해 서면 조사하기로 했다. 김윤옥 여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 퇴임 후인 2018년 뇌물수수 등 의혹과 관련해 다시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김 여사는 조사 받기를 거부하며 검찰의 소환조사는 무산됐다.
과거 세 명의 영부인과 김건희 여사 수사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김건희 여사 신분이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라는 점이다. 특검의 소환조사에 앞서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재임 중이던 2024년 7월 21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명품가방 수수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조사를 받은바 있다.
이 조사는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약 12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는데, 중앙지검이 김 여사를 위해 '출장조사'를 한데다 당시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김 여사 조사 사실도 사후 보고 해 '검찰총장 패싱' 논란이 이어졌다. 이후 중앙지검은 2024년 10월 17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연루 의혹을 최종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