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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2030년대 한국을 위한 정부부처 개혁 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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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영의 설계도를 바꾸자

한 나라의 정부조직도는 단순한 도표가 아니다. 경제와 안보, 산업과 과학, 사회복지와 교육의 우선순위를 한 장으로 응축해 보이는 국가의 설계도다. 미국은 건국 직후 국무, 재무, 전쟁(국방), 우정, 법무의 다섯 축으로 출발했고, 이후 산업화와 세계전쟁, 과학혁명과 인권운동과 복지확대의 파고를 건너며 부처는 늘고 기능은 재배치되었다. 영국은 1918년 할데인 보고서가 제시한 "정책과 행정의 분업" 원리를 따라 부처를 묶고 풀며 20세기 내내 조직의 관성을 실험했다. 독일은 기본법 제65조가 규정한 총리의 정책지침권과 각 부 장관의 부처책임주의 사이에 정교한 균형을 세웠고, 프랑스는 2000년대 RGPP와 MAP로 강도 높은 행정 모던화를 밀어붙였다. 스웨덴은 2022년부터 10개 부처 체제로 과감하게 단순화하면서 반대로 수백 개의 집행기관을 촘촘히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변화의 궤적을 따라가 보면, 2030년대 한국이 어떤 정부부처 개혁을 택해야 하는지, 그 설계의 뼈대가 보인다.

이 글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최근 종합 검토를 이론적 기둥으로 삼는다. OECD가 정리한 복잡성 시대의 정부중추(CoG) 역할은 "부처 간 다중과제의 방향타"라는 명료한 문장으로 귀결된다: Steering from the Centre of Government in Times of Complexity(복잡성의 시대에 정부중추에서의 조정)(2024). 이 보고서는 디지털 전환 권고와 예산거버넌스 원칙, 개방정부 권고를 묶어 "전략-조정-성과" 삼각형을 제시한다: Recommendation on Digital Government Strategies(디지털 정부전략 권고)(2014), Recommendation on Budgetary Governance(예산거버넌스 권고)(2015), Recommendation on Open Government(개방정부 권고)(2017). 각 문건은 "부처를 줄이는가 늘리는가" 같은 표면적 논쟁을 넘어, 정부의 중추기관(CoG, Center of Government)이 교차정책을 어떻게 설계하고, 데이터와 예산으로 어떻게 실행력을 담보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적시한다.

왜 지금인가: 파편화의 비용과 신패러다임의 압력

새로운 기술과 위험이 정부 설계도를 흔든다. 인공지능과 반도체 공급망, 재생에너지 전환과 송전망 확충, 드론과 우주경제, 보호무역의 확산, 그리고 팬데믹 이후의 공중보건 체계. "부처 칸막이를 하나씩 뚫자"는 미세조정보다, 처음부터 "어떤 과업을 함께 붙들고 무엇을 분리할 것인가"를 다시 그리는 게 더 빠르고, 덜 비용이 든다. OECD가 권고하는 예산거버넌스의 핵심도 여기 맞닿아 있다. 목표 중심의 예산편성과 전 주기 성과관리, 그리고 예산-정책-조직의 정합성이다. 조직도를 바꾸되, 그 변화가 예산 항목과 국회 심사 구조에 곧장 반영되어야 개혁이 살고, 이행 중 혼선과 역풍을 줄인다.

정치의 풍향은 개혁의 속도와 방향을 시험한다. 2025년 미국 트럼프 2기에서 일론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를 둘러싸고 벌인 실험은 상징적이다. 급진적 감축과 중앙집중을 앞세운 질주가 서비스 훼손 논란을 낳았고, 이해충돌과 통제 미비에 대한 경고가 이어졌다. 결국 "속도는 냈으나, 정합성은 놓친" 사례로 기록됐다. 같은 시기 백악관의 디지털 정비 구상과 '국가디자인스튜디오(NDS)' 도입 논쟁은, 디자인 역량과 공공성, 보안과 거버넌스 사이의 균형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한마디로 "조직 개편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헌정질서와 책임구조의 문제"라는 평범한 결론을 다시 확인시켰다.

오래된 민주주의의 실험, 이질적 경험-동일한 교훈

미국의 부처사는 팽창의 역사다. 1789년 국무와 재무, 전쟁(후일 국방)과 우정, 그리고 법무의 틀에서 출발해, 에너지부와 교육부, 국토안보부 신설로 이어졌다. 에너지부는 1970년대 석유위기와 핵관리의 필요성에 반응했고, 국토안보부는 9·11 이후 안보 패러다임의 전환에 응답했다. 건국기의 얇은 부처 묶음이 세계대전과 냉전, 과학기술 혁신, 글로벌 거버넌스를 지나며 복잡해진 것이다. 미국 의회기록과 부처 연혁, 백악관과 역사 자료는 이 궤적을 자세히 보여준다: The Origins of the Presidential Cabinet(대통령 각료회의의 기원)(2017, 2025), An Act to establish the Department of War(전쟁부 설치법)(1789).

영국은 개혁의 언어로 유명하다. 1918년 할데인 보고서(Haldane Report)는 연구와 정책을 분리하고, "주제별 정책을 중심으로 부처를 세우라"고 촉구했다 (Report of the Machinery of Government Committee, 정부기구의 운영체계, 1918). 1968년 풀턴 보고서(Fulton Report)는 관리능력과 전문성을 공무원제도의 핵심으로 재정의했고 (The Civil Service, 1968), 1988년 진행된 "넥스트 스텝스" 개혁은 집행기관을 분리해 부처는 전략과 성과계약에 집중하도록 재배치했다 (Improving Management in Government: The Next Steps)(1988). 2023년에는 에너지안보와 순탄소제로, 과학혁신, 비즈니스와 통상을 축으로 화이트홀(영국정부의 애칭)을 재편했다. 영국의 메시지는 반복된다. "중복을 줄이고, 전략을 중앙에 모으고, 집행은 분권화하라."

독일은 헌법에 답이 적혀 있다. 기본법 제65조가 총리의 정책지침권, 부처책임주의('레조르프린치프'), 내각합의 원칙을 나란히 세워 조직개편을 항상 이 세 줄의 금테 안에서 움직이게 만든다. 연방부 공동업무규정(GGO)은 부처 간 협의와 공동조정의 패턴을 성문화해, "부처는 독립적으로 일하되, 독립이 갈등의 방패가 되지 않도록" 설계했다: Joint Rules of Procedure of the Federal Ministries(GGO 영문본)(2020). 독일식 질서는 느린 대신 흔들리지 않는다는 평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프랑스의 방식은 충격요법과 제도화의 교차다. 2007년 "공공정책 전면재검토(RGPP, Révision générale des politiques publiques)"와 2012년 "행동의 현대화(MAP, Modernisation de l'action publique)"는 대규모 감축과 성과관리, 디지털 전환을 혼합했다. 장점은 빠른 추진력, 한계는 현장과의 갈등과 변화 피로였다. 이를 보정하려고 총리실 산하에 DITP(행정개혁총국)를 두어 행정디자인과 행동과학, 사용자경험을 끌어들였다. 프랑스의 교훈은 "속도와 품질을 DITP 같은 중추로 중재하라"는 데 놓인다: Bilan de la RGPP et de la MAP(프랑스 국가개혁 평가)(2018), DITP 공식 안내(2025).

스웨덴은 단출한 정부와 촘촘한 집행기관의 나라다. 2022년 이후 부처는 10개로 묶였지만, 정부 산하 집행기관은 2025년 현재 367개다. 예산은 27개 지출분야로 나뉘고, 의회에는 15개 상임위가 있어 정책-예산-감시의 회로를 정확하게 맞물리게 한다. 적은 수의 부처가 장점이 되려면, 강력한 정책중추와 숙련된 집행기관 네트워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스웨덴은 실무로 증명한다: Swedish Government Offices Yearbook 2023(스웨덴 정부연감)(2024), Statskontoret의 기관 통계(2025), Riksdag 예산절차 안내(2023).

일본은 2001년 중앙성청 재편으로 1개 내각부와 12개 부를 묶어 "중앙의 기획과 부처의 실행"을 재정렬했다. 2021년에는 디지털청을 신설해 "정부를 스타트업처럼" 움직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일본의 메시지는 간명하다. "정치적 리더십을 강화하고, 정책조정의 중심을 올려라. 디지털은 '업무개선'이 아니라 '권한과 절차의 재설계'다.": Gist of the Central Government Reform(중앙정부개혁 요지)(2001), Digital Agency(일본 디지털청)(2021–).

싱가포르와 UAE 같은 권위주의적이거나 혼합적 거버넌스는 "문제해결 속도"를 미덕으로 내세운다. 싱가포르는 공공부문 변혁(Public Sector Transformation)으로 전 부처를 하나의 작업반처럼 묶었고, UAE는 총리실 직속 '정부가속기(Government Accelerators)'로 100일 단위의 성과를 강제한다. 민주주의의 제도적 견제와 달리 추진동력이 센 만큼, 투명성과 책임성의 장치를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관건이다.

한국형 청사진: 10개 축의 "연결 정부", 두 개의 엔진

한국의 딜레마는 독특하다. 분단과 통일이라는 전략과제가 상존하고, 고도화된 제조업과 디지털 생태계, 세계 상위권의 과학기술 잠재력, 초저출산 그리고 초고령화와 불평등 완화라는 과제가 동시에 맞물린다. 이탈리아식 잦은 MOG(Machinary of Government, 정부기구) 변경도, 스웨덴식 과감한 슬림화도 각각의 맥락이 다르다. 한국은 "정책중추"와 "현장집행"의 두 엔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다음의 원리들을 묶어야 한다. 여기서 숫자와 이름은 하나의 초안일 뿐, 핵심은 원리다.

첫째, 두 개의 정책엔진을 만든다. 국무조정실을 넘어서는 '국가전략실'(국가안보와 산업전략, 예산-규제-데이터의 교차조정)과 '성과·디자인실'(서비스경험, 행태과학, 규제영향·예산영향 동시평가)을 총리실로 올려 교차과제를 끌어안는다. OECD가 강조하는 "센터의 역량"을 제도화하는 수순이다.

둘째, 10개 부처의 축으로 재배열한다. 재정과 조세, 외교와 통상·공급망, 국방과 사이버·우주, 과학기술과 디지털, 산업과 노동 및 에너지·기후, 사회보장과 보건의료, 교육과 연구 그리고 문화와 미디어, 국토와 인프라, 농식품과 물, 법무와 공공질서의 축이다. 통일부는 "국방·통일·평화부(가칭)"로 재설계하되, 외교·사회·산업과의 교차과제를 아우르는 '한반도 미래전략국'을 신설해 평화전략·개발·인도적 지원의 삼각을 통합 설계한다. 여가부 논쟁은 OECD가 제시하고 있는 것처럼 기능 단위로 재분해하는 게 합리적이다. 성평등·돌봄·가족정책은 각각 노동·교육·보건·복지 라인에 배치하고, 총리실의 '성과·디자인실'이 교차지표로 통합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셋째, 집행기관을 대폭 분리·통합한다. 영국의 넥스트 스텝스처럼 부처는 전략·성과·감사에 집중하고, 집행은 성과계약과 개방형 임명으로 전문화한다. 한국의 수많은 산하기관과 진흥원, 공단의 난립을 정리해 "기능 단위"의 묶음을 만든 뒤, 예산거버넌스 원칙에 따라 성과계약과 공개지표를 걸어둔다.

넷째, 예산과 국회 심사를 재설계한다. 스웨덴처럼 27개의 지출분야(Expenditure Areas)로 통합해 중복을 제거하고, 국회 상임위도 이에 맞춰 간명화한다. "조직개편은 예산구조개편과 함께"라는 OECD의 권고를 예외 없이 적용한다.

다섯째, 디지털과 과학기술 축을 중심으로 규제·표준·조달을 묶는다. 일본 디지털청, 영국 DSIT(Department for Science, Innovation and Technology, 과학혁신기술부)의 메시지는 "신기술 부처의 요체는 개발 예산이 아니라 전 부처의 디지털 원칙과 백오피스 표준화"다. 정보와 미디어 데이터 공유 규정, 공공클라우드·보안 표준, 알고리즘 투명성 가이드를 상시 업데이트하고, 공공조달을 혁신의 디딤돌로 삼는다.

마지막으로, "속도의 유혹"을 경계한다. 미국 DOGE 사례와 프랑스 RGPP의 논쟁이 남긴 교훈은 분명하다. 강한 중앙집중은 일시적 속도를 보장하지만, 투명성과 책임성의 보완 없이 밀어붙이면 곧바로 반작용이 온다. 개혁은 속도가 아니라 정합성의 경기다.

한국 정부구조 개혁의 핵심원칙

정책가들은 종종 개편을 "상자 바꾸기"로 폄하한다. 그러나 상자를 바꾸지 않으면, 안의 물건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다. 워싱턴의 오래된 일화로 글을 맺는다. 카터가 에너지부를 만들던 1977년, 백악관 보좌관이 "부처 하나 만든다고 석유값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터의 답은 간단했다. "맞다. 하지만 떨어지게 만들 도구는 필요하다." 에너지부는 위기를 끝내지는 못했지만, 에너지정책을 한 지붕으로 모으는 도구를 남겼다. 그 도구가 오늘의 청정에너지 전환에서 다시 쓰이고 있다.

영국 화이트홀의 회의실에서는 지금도 할데인(Richard Burdon Haldane)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연구는 팔을 뻗되 정치에서 한 걸음 떨어뜨려라." 풀턴은 거기에 "관리능력"을 얹었고, 넥스트 스텝스는 "집행의 분리"로 매듭을 지었다. 독일은 헌법 조문으로 원리를 삼고 있다. 프랑스는 속도로 뚫고, DITP(행정개혁총국)로 조정했다. 스웨덴은 작게 묶고 촘촘히 연결시켰다. 일본은 중추를 올리고 디지털로 묶었다. 그리고 싱가포르와 UAE는 "속도"의 극한을 보여주었다. 서로 다른 경로가 같은 교훈으로 수렴한다. 정책중추를 세우고, 교차과제를 설계하고, 집행을 분리해 전문화하라. 그 위에 예산과 데이터, 규제를 정합적으로 얹어라.

한국의 정부개혁은 기술명세서가 아니라 국가전략의 선택이다. 통일을 준비하고, AI와 우주, 에너지 전환과 공급망 재편, 돌봄과 인구구조의 충격을 함께 설계할 "연결 정부"가 필요하다. 조직은 전략을 이긴다. 그러니 전략을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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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대학 해킹 지속…보호법은 '국회 계류 중'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금융권과 대학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회의 입법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가 기업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고 침해사고 은폐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지만 상당수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야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처벌 강화와 증거 보전 등에서 유사한 법안을 내놓고 있어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금융사 CEO 보안책임·침해사고 증거보전 강화 추진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킹 등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는 모두 16곳으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약 10만건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을 긴급 점검한 결과 130곳에서 보안관리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 대학가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연세대 포털서비스가 해킹 당해 재학생과 졸업생, 교직원 등 1만5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8월에는 서강대에서도 약 18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면서 국회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상당수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머물러 있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유동수 의원이 지난해 11월 금융회사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회사 대표이사를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 확보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관리조치의 최종 책임자로 명시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침해사고에 따른 전자금융거래정보와 개인신용정보 유출에는 총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정보보호 공시제도를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민규 의원도 지난달 14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때 관련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접속기록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사고 자료를 은닉하거나 폐기·위조·변조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조사 방해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손명수 의원도 지난달 21일 해외 기업이 지정한 국내 대리인의 개인정보 유출 대응과 피해구제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국내 대리인에게 시정명령과 변경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증거은폐 제재·유출정보 불법유통 차단 입법 속도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재발 방지와 사후 대응을 위한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박성훈 의원은 지난달 17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이후 증거를 은폐하거나 조작한 기업에 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조사 개시 이전과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은닉·폐기·위조·변조하는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규정하고 관련 위반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강명구 의원도 지난 7월 유출된 개인정보의 불법 거래를 처벌하고 다크웹 등에서 유통되는 개인정보의 탐지·삭제·차단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자료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개인정보 보호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형수 의원도 지난달 7일 퇴직자나 부서 이동 직원의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변경·말소하도록 하는 의무를 법률에 명시하고 관련 기록을 3년간 보관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주요 법안 6건 모두 정무위 계류…향후 입법 성과 주목 여야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안을 잇따라 내놨지만 실제 국회 심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발의한 개인정보 보호 관련 주요 법안 6건은 모두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유동수 의원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만 지난해 12월 1일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뒤 올해 3월 31일 상정됐으며 이후 의결로 이어지지 못했다. 나머지 5건은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아직 상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은 일부 시행되고 있다. 지난 9월 11일부터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에는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개인정보 침해행위에 대해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 대표자의 개인정보 보호 최종책임을 명문화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CPO)의 권한도 강화했다. 다만 이미 시행된 개인정보 보호법과 별개로 금융권에 특화된 보안관리 체계와 침해사고 조사 과정의 증거 확보, 유출정보의 불법유통 방지를 포함한 추가 입법 과제는 여전히 국회에 남아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금융권을 넘어 대학 등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여야가 유사 법안을 중심으로 협의에 나서고 실질적인 입법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이다. oneway@newspim.com 2026-10-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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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전쟁 충격 같은데…韓 증시, 왜 더 흔들렸나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빠르게 상승했던 만큼 하락폭도 빨랐던 코스피, 미국의 고금리와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불안, 환율 변화가 국내 기업의 수익성과 투자 여건에 부담을 줬다. 여기에 수출주 비중이 높은 시장 구조와 약해진 매수 기반이 맞물리면서 대외 충격이 코스피의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18.83%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9월 30일 6838.04에서 10월 23일 5550.30으로 내려왔다. 이달 2일 7003.74까지 올랐던 지수는 15일 5554.22로 하락했으며, 이후에도 5000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등 수출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AI 투자와 금융환경 변화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환율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과 국내 매수 기반의 약화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AI 일러스트= 이나영 기자] ◆ 유가·고금리 부담,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 압박 중동 긴장에 따른 고유가는 기업의 비용 부담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통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운송비를 높이는 가운데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 국내 기업과 해외 고객사의 투자 여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1.79달러,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108.79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전 거래일보다 하락했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9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6% 올라 8월(15.9%)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원유와 원재료를 수입하는 기업이 비용 증가분을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은 높은 금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계를 통해 국내 증시에도 부담을 주는 변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전월 대비 0.6% 상승해 8월(각각 3.4%, 0.4%)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체 월간 물가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 국내 반도체주에는 높은 금리가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데이터센터 투자기업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 설비투자와 반도체 구매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수요가 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자금 확보 여부에 따라 국내 기업의 수주와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인프라가 부채 기반 투자로 이동하는 가운데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며 "조달금리가 실제로 계속 높아지면 AI 사업 수익성에 대해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조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코어위브의 신용위험도 부각됐다.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1100bp(1bp=0.01%포인트)를 넘어섰다.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비한 보장 비용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코어위브 등 AI 인프라 기업의 재무 부담은 국내 증시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미래 이익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 지연이 향후 주문과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 원화 강세에도 주가 약세…메모리 중심 구조에 충격 집중 한국 증시의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두고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산업 구조가 대외 충격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투자에 대한 경계가 고객사의 구매 물량과 메모리 가격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면서 국내 대표 기업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평가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9월 말 MSCI 한국지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은 62.9%였다. 글로벌 투자자가 메모리 기업의 비중을 줄이면 한국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 비중 조정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주식 매도가 이어진 점은 최근 국내 증시 약세를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환율이 하락해도 반도체 이익 전망에 대한 경계가 남아 있으면 외국인 매수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기준, 전 거래일보다 2.2원 내린 1328.1원을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2024년 10월 2일(1319.3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 기대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 강세는 환헤지를 하지 않은 외국인의 달러 환산 수익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수출기업에는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 감소 부담이 될 수 있어 환율 안정이 주가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1001.89포인트(17.91%) 상승한 6595.45로 거래가 마감된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에 SK하이닉스와 삼정전자, 달러/원 환율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07.31 yeawon2@newspim.com 중국 메모리 기업의 기술 추격 우려도 국내 반도체 기업의 향후 수익성을 둘러싼 변수로 꼽힌다.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과 함께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가 메모리 가격과 국내 기업의 가격 협상력에 미칠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AI·반도체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한 데다, 외국인 매도세를 받아낼 국내 매수 여력도 약해지면서 다른 주요국보다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금리·환율 안정만으로 회복 한계…이익 지속성 확인 필요 다만 금리와 환율이 일부 안정됐던 10월 중순에도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높은 자금조달 비용이 유지되면서 대외 변수의 단기 개선만으로는 AI 투자와 반도체 이익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기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109%로 일주일 전보다 약 10bp 낮아졌지만 여전히 5%대를 유지했다. 10월 13~20일 원·달러 환율도 하락했으나 코스피는 종가 기준 8.0% 내렸다. 시장에서는 금리·환율의 단기 움직임보다 고객사의 투자와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실적 전망이 양호해도 높은 조달비용이 향후 투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부담을 줬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23일부터 10월 19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률은 각각 23.6%, 31.4%였다. 같은 기간 두 기업의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각각 1.8%, 3.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종형 센터장은 "주가는 현재 실적뿐 아니라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와 이를 실현할 가능성까지 선반영한다는 점에서 실적과 주가가 단기적으로 괴리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물가·금리 부담 완화와 함께 AI 투자가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 센터장은 "미국 금리와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업황과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 2026-10-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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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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