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시장 경구제 경쟁 '점화'
경쟁사 릴리도 '비만 알약' 가세
구조조정 속 비만·당뇨 집중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NYSE:NVO)가 1일 1회 복용하는 비만 치료제 알약 임상시험에서 기존 블록버스터 주사제 '위고비'와 맞먹는 효과를 입증했다. 18일 뉴욕 증시 개장 전 프리마켓에서 주가도 단숨에 7% 넘게 뛰며 기대감을 반영했다.
회사 측은 3상 '오아시스(Oasis) 4' 임상에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알약을 64주간 복용한 환자들이 평균 16.6% 체중을 줄였다고 발표했다. 과체중·비만 환자들이 주 1회 주사 대신 알약으로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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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 노디스크 로고 [사진=블룸버그] |
마틴 홀스트 랑게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주사와 동일한 효능과 안전성을 알약으로도 확보했다"며 "환자 선택권을 넓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알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연내 결론이 날 전망이다. 승인 시 전량 미국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제약사들에 압박하는 '미국 내 생산 확대' 요구와도 맞물린다.
◆ 경쟁사 릴리도 '비만 알약' 가세
비만 치료제 경구제 시장은 아직 허가된 제품이 없지만, 경쟁은 달아오르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알약'에 맞서 일라이 릴리(NYSE:LLY)는 '오포글리프론'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릴리는 최근 임상에서 평균 12.4% 체중 감량 효과를 공개하며 FDA의 신속승인 절차를 기대하고 있다. 체중 감량 효과는 상대적으로 떨어졌지만, 혈당 조절 효과 비교에서는 노보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보다 우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보 측은 "세마글루타이드 알약은 17%에 가까운 체중 감소 효과와 양호한 안전성 프로필을 보였다"며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경쟁사보다 내약성에서 우위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 구조조정 속 비만·당뇨 집중
노보노디스크는 최근 신임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다우스타르 체제에서 9000명 감원 방침을 발표했다. 랑게 CSO는 "회사의 핵심은 당뇨와 비만이며, 관련 합병증 치료에도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은 주사제에서 알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기로에 서 있다. '위고비 알약'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경우, 경구제 패권 경쟁은 글로벌 제약업계 최대 격전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