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컨테이너운임지수 14% 급락...1년 9개월만 최저
HMM, 2분기 영업이익 급감이어 3분기도 실적 악화 불가피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미국발 글로벌 관세 폭탄 효과로 미국으로 가는 컨테이너 물동량이 줄어드며 해상운임이 지속 하락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홍해사태 등 지정학적 이슈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던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하반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그동안 HMM을 비롯한 국내 해운사들은 지난해 홍해 사태 등 지정학적 요인과 항만 적체 등 공급 병목 덕분에 관세 인상 충격에 비해 예상보다 선방해 왔다. 컨테이너 물동량도 미주 태평양 항로는 지난 4월부터 급격하게 감소했지만, 유럽과 비중국 우회수요가 대신 증가하며 만회했었다.
◆ 상하이 컨테이너운임지수 14% 급락...1년 9개월만 최저
2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 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9일 기준 1198.21로 전주보다 14.3% 하락했다. SCFI가 12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3년 12월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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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
SCFI는 올해 초(1월 3일) 2500선에서 2월부터 2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폭탄을 예고하며 글로벌 물동량 감소 우려가 반영된 탓이다. 이후 2000선 아래에서 횡보하다 지난 5월말 중국발 밀어내기 물량 효과로 잠시 2000선을 넘기도 했었다.
컨테이너선사는 일반적으로 SCFI 1000선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아직 수익성 구간에 머물러 있지만 고점의 운임 구조에 기반한 인력 및 선복 운용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의 경우 홍해 사태를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간 일시적 물동량 증가로 해상 운임이 고공 행진했지만, 올해는 본격적인 물동량 감소와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 등으로 운임 하락이 불가피 할 것이란 설명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발 관세전쟁에 따른 전세계 물동량 감소가 본격 나타나며 해상운임을 끌어내리고 있다"며 "거기에 코로나 호황기에 글로벌 선사들이 선박 공급량을 늘리며 공급 측면에서도 노는(쉬는) 배들이 많아 당분간 운임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 HMM, 2분기 영업이익 급감이어 3분기도 실적 악화 불가피
이에 따라 HMM의 3분기 이후 실적 악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HMM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332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급감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도 3000억원 내외로 예상된다. 4분기는 컨테이너선의 전통적인 비수기로 전방적인 시황 약세가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엔 홍해 사태로 인한 해상운임 급등에 영업이익이 1조4614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년간 선복량(배에 실을수 있는 화물의 총량)이 24% 증가했는데 향후 3년간도 17% 늘어날 전망"이라며 "컨테이너 공급 과잉은 구조적 리스크"라고 설명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