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간 국내외 출장 38회·해외만 20회
출장만 134일...제주 본사 출근은 50일 남짓
타 외교부 산하 기관장은 올해 해외 출장 1회·6회에 불과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외교부 산하 기관인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김기환 이사장이 과도한 외유성·관광성 출장을 다니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2018년 제주도로 본사를 이전한 공기업임에도 김 이사장이 제주에서 근무한 것으로 추정되는 근무일은 50일 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총 38번의 국내외 출장계를 냈다. 해외출장은 총 20회다. 김 이사장이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날은 총 13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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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본사가 있는 제주도에서 근무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는 54일에 불과하다. 이는 김 이사장의 대휴(대체 휴무), 연차나 휴가 사용 일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휴가 사용일까지 포함하면 김 이사장이 제주로 출근한 날은 50일이 채 안 될 가능성도 크다.
한국국제교류재단법상 재단은 필요하면 외교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국내외에 지부를 설치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긴 하다. 하지만 한 의원실은 "김 이사장이 제주 본사에서 자리를 비우는 일이 많아 보고 체계 등 업무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했다. 또 KF는 서울사무소를 운영하기 위해 매달 1억원에 달하는 돈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이사장이 서울 출장계를 내고 서울에서 근무한 일수는 총 41일이다. 제주로 출근했을 것으로 보이는 54일과 거의 비슷한 일수를 서울에서 보낸 셈이다.
또 국제 업무를 주로 하는 재단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김 이사장의 해외 출장은 잦다. 또다른 외교부 산하 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나 재외동포청 기관장들은 올해 해외 출장을 각각 1회, 6회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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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윤석열 정부 때 KF의 운영자금이 급감했다는 점이다. 당시 정부는 '부담금 정비 및 관리체계 강화방안'에 따라 준조세에 해당하는 각종 부담금을 인하했다. 여권 수수료를 주된 운영금으로 썼던 KF는 기존 10년 만기 복수여권 건당 1만5000원, 5년 만기 복수여권 건당 1만2000원씩 받던 기여금을 각각 1만2000원, 9000원으로 삭감당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부담금 감소로 145억원가량, 운영비의 20%가 줄었다"며 "구조조정과 긴축, 다양한 재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실상은 과도한 외유성 출장을 다니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한 의원은 "운영 기금이 대폭 축소돼 구조조정과 긴축 재정을 펼쳐야하는 상황에 재단 이사장의 지나치게 잦은 서울 출장, 해외 출장 등은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취지를 무색게 한다"고 꼬집었다.
heyj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