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의원 "배출권 부담 늘리면 기업활동 위축"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기업에 사실상 탄소세로 기능하는 온실가스 배출권 유상할당 부담 수준이 내년 폭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개혁신당 천하람 국회의원이 24일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2026년도 예산안 사업설명자료'에 따르면, 내년 기후대응기금의 온실가스 배출권 유상할당 수입금은 7651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는 교토의정서에 기초한 온실가스 감출 체계로 기업이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사고 팔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정부가 국내기업에 배출권을 유상(경매) 또는 무상으로 할당하면, 기업은 할당받은 배출권을 자체 소비하거나 남은 배출권을 판매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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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아기기후소송의 청구인인 한제아 학생이 지난해 8월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개최한 기후 헌법소원 최종선고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당시 2031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량을 아예 설정하지 않은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며 탄소중립기본법 8조 1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choipix16@newspim.com |
문제는 기업이 국가로부터 돈을 주고 사야하는 배출권의 비용 부담이 내년부터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는 점이다.
기업들이 배출권을 사기 위해 정부에 낸 돈은 기획재정부의 기후대응기금 수입으로 계상된다. 이 유상할당 수입은 2022년 3189억원, 2023년 1028억원, 지난해 1876억원이다.
올해의 경우 1~9월까지 그 누계액이 788억원인데, 과거 2022~2024년의 경우 4분기 수입 실적이 최소 259억원에서 최대 1305억원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수입액은 약 1000억~2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정부가 책정한 유상할당 수입 예상액은 7651억원이다. 올해와 비교하면 최소 4배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결손 없이 그 비용이 모두 납부될 경우 온실가스 배출과 연계된 기업의 부담액이 고스란히 폭증될 상황인 것이다.
배출권 유상할당 수입은 ▲온실가스 배출 허용 총량 ▲유상할당 대상업체 수 ▲유상할당 대상업체의 유상할당 비율 등에 영향을 받는데, 정부는 이와 관련된 '제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만 확정했을 뿐, 구체적 계획치는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천하람 의원은 "온실가스 배출권 유상할당 부담을 강화하면 사실상 기업에 대한 탄소세로 기능하게 된다"며 "정부의 법인세 인상 계획에 더해 탄소세 부담까지 현실화할 경우 기업활동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온실가스 감축은 필요하지만, 급격한 감축 추진은 국내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급격한 배출권 부담 강화가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처럼 부작용을 야기하지 않도록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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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지난 7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제2차 전당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mironj19@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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