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국이 '전문직 비자'로 불리는 H-1B 비자 수수료를 10배로 인상한 가운데, 중국이 과학기술 분야 젊은 인재 전용으로 K 비자를 신설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 8월 7일 리창(李强) 총리가 서명한 국무원령 제814호에 따라 기존 12가지 종류의 비자에 더해 새로이 K 비자를 추가하기로 했다. K 비자는 10월 1일부터 시행된다.
K 비자는 주로 과학기술 분야 인재를 뜻하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의 젊은 외국인 인재를 대상으로 발급된다.
궈자쿤(郭嘉昆)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K 비자 신설 시행 사실을 확인하면서 구체적인 사항은 재외 중국 대사관이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 비자 발급 요건은 STEM 분야에서 중국 내 혹은 해외 유명 대학(연구기관 포함) 학사 학위 이상을 취득했거나 전문 교육 또는 연구 활동에 참여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K 비자는 기존 12종의 일반 비자와 비교해 입국 횟수, 유효 기간, 체류 기간 측면에서 유리하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국가가 필요로 하는 외국 고급 인재'에게 발급하는 R 비자 등 기존 취업비자와 달리 K 비자는 중국 내 고용주나 기관의 초청장 없이도 요건을 갖추면 개인 자격으로도 신청할 수 있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이 절묘한 타이밍에 K 비자를 도입했다며 미국 H-1B 비자 신청 희망자들이 중국을 대안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과학기술 분야의 인력에게 발급하는 H-1B 비자 수수료를 기존의 100배인 10만 달러로 인상한다고 19일 발표했다.
미국의 새로운 H-1B 비자 수수료 규정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21일 0시 1분부터 발효됐다. 미국 H-1B 비자는 STEM 분야 전문 직종을 위한 이른바 '전문직 비자'로 추첨을 통해 연간 발급 건수가 8만 5천 건으로 제한되어 있다. 기본 3년 체류가 허용되며 연장이 가능하고 영주권도 신청할 수 있다.
백악관은 수수료 인상 배경에 대해 미국 기업들이 H-1B 비자를 이용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외국 인력을 들여와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 |
궈자쿤 중국외교부 대변인 [신화사=뉴스핌 특약] |
ys174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