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행 준비, 6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시범사업 지자체 절반, 전담 조직 '없어'
내년 인력 예산, 필요 인력의 34% 수준
복지부, 지자체 중심 사업이라며 '회피'
지자체 뒤 역할 마인드 벗어나 이끌어야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내년 3월 시행 예정인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서비스(돌봄통합서비스)가 위기를 맞았다.
돌봄통합서비스는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요양병원이 아닌 살던 곳에서 보건의료, 요양, 간호, 돌봄 등을 개인의 필요에 맞게 지원받는 서비스다. 내년 3월 27일에 시작되는 만큼 보건복지부는 복지 분야에서 내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꼽고 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도 취임 직후 전문 분야인 의료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후문이 들릴 정도다.
![]() |
신도경 경제부 기자 |
그러나 복지부가 강조한 것과 달리 돌봄통합서비스는 위기를 맞았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229개 지자체 98개소는 아직 운영을 준비 중이다. 운영을 시작한 131개 시군구 중 전담 조직을 설치한 시군구는 69개소로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시범사업에서 벗어나 전국 시행까지 6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 준비는 지지부진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내년 예산과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복지부는 내년 돌봄통합서비스 전국 시행을 위해 내년 813개 지자체를 중심으로 777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예상되는 추가 인력은 약 2400명으로 행정안전부와 협의 중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돌봄통합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려면 필요 인력은 약 7000명에 달한다. 필요 인력의 34%에 그친 인력을 주고 알아서 하라는 셈이다.
돌봄통합서비스가 위기를 맞은 이유는 복지부가 정책을 추진하는 태도에 있다. 복지부는 돌봄통합서비스 추진에 있어 지자체를 지원하는 역할을 강조했다. 사업 수행의 방점이 지자체에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해도 정책을 시작한 중앙 정부가 취할 태도는 아니다. 지자체 사업 담당자만 토론회 등에서 사업의 세밀함에 비해 인력과 재정이 부족하다고 동동거린다.
복지부는 현장의 의견처럼 사회복지사뿐 아니라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이 돌봄통합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국민이 사는 곳에 따라 서비스 질이 다르지 않도록 지자체의 관심을 독려할 방안도 필요하다. 뒤에서 받쳐주겠다는 생각은 사업이 자리를 잡은 그다음이다. 복지부가 안일한 태도에서 벗어나 앞에서 이끈다는 의지를 가져야 돌봄통합서비스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