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체인슈퍼 주도 쌀값 상승, 농협 억제
송옥주 "가격 안정 위한 공공유통 확충 필요"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유통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와 체인슈퍼, 편의점을 중심으로 쌀값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와중에,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쌀값 상승을 견제하는 공공유통망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쌀 소매유통채널 판매(POS DATA)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 8월까지 쌀 1kg당 오프라인 판매점 평균 소매가격은 3392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편의점은 6359원, 대형마트는 3576원, 개인슈퍼는 3571원, 체인슈퍼는 3354원, 농협 하나로마트는 3161원 순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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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4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쌀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에 따르면 쌀 20㎏ 평균 소매가격은 6만294원으로 작년보다 17.2% 상승했다. 평년보다도 14% 비싼 가격이다. 2025.09.04 ryuchan0925@newspim.com |
같은 기간 쌀값 상승폭은 편의점이 36.4%로 가장 높았고, 대형마트 20.7%, 체인슈퍼 15%가 쌀값 상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농협 하나로마트와 개인 슈퍼는 10.2%와 5.7%로 나타나 평균 가격 상승폭 13.4%보다 낮았다.
오프라인 쌀 소매시장 점유율은 농협 하나로마트가 23만1042톤을 판매해 38%를 점유해 쌀 소매유통의 강자임을 입증했다. 대형마트와 개인슈퍼가 31.2%와 22.7%로 그 뒤를 이었고, 체인슈퍼와 편의점은 7.9%와 0.2%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올 1월부터 8월까지 쌀 매출액은 농협하나로마트 7069억원, 대형마트 5853억원, 개인슈퍼 4908억원, 체인슈퍼 1572억원, 편의점 57억원 등이었다. 쌀 소매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농협 하나로마트가 상대적으로 쌀값이 비싼 대형마트와 개인슈퍼, 체인슈퍼를 견제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분석한 쌀 유통비용 정보를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그리고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씩 묶어서 비교한 결과 전체 유통 비용률은 25.6%와 26.4%로 비슷하지만, 이윤은 4.2%에서 8.2%로 늘었다.
이를 유통단계별로 나눠서 살펴보면 출하 단계 유통 비용률은 12.6%에서 11.4%, 도매 단계 유통 비용률은 4.7%에서 4.2%로 줄어든 반면 소매 단계 유통 비용률은 8.3%에서 10.8%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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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24.10.18 leehs@newspim.com |
앞선 5년(2014년~2018년)보다 2019년 이후 5년 동안 출하·도매 과정에서 쌀의 유통 비용률이 감소했지만, 소매 단계 쌀의 유통 비용률은 소매유통 업체들의 이윤 확대 등으로 인해 증가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같은 기간 산지 쌀 시장의 65%를 점유하고 있는 지역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의 적자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384억원에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1254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와 관련해 쌀값은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올 8월 말 농협 RPC재고량은 9만2000톤으로 최근 10년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산지 쌀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10월 중순 현재 6만123원으로 전월 평균보다 6.8% 올랐다.
송옥주 의원은 "쌀의 산지 출하 단계에서부터 소비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주식인 쌀값 안정을 위해 농협이 기여하고 있다"며 "앞으로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기까지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공공성이 강한 유통망이 확충될 수 있도록 농정 당국이 농업생산 못지않게 신선 농식품 소비 시장을 가꾸는 데에도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plu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