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의 대형 종합상사 미쓰비시그룹이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부동산 계열사인 미쓰비시지소는 미국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단지 건설에 착수했고, 전자기기 계열사인 미쓰비시전기는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과 손잡고 일본 내 AI 데이터센터 장비 개발에 나선다.
미쓰비시그룹이 'AI 인프라 양동 작전'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 미국서 2조3000억엔 투자...14곳 데이터센터 건설
미쓰비시지소는 2030년까지 미국 전역에 데이터센터 14동을 건설할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약 2조3000억엔(약 21조7000억원)으로, 그룹 산하 미국 부동산 운용사 TA리얼티가 개발과 운영을 맡는다.
첫 번째 시설은 이미 버지니아주에서 완공됐으며, 이후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리노이주 시카고 등으로 확장한다. 물류시설 부지 전환과 토지 확보 등 부동산 개발 역량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유치 대상은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클라우드 대기업이다. 14개 시설의 총 전력 용량은 2800메가와트로, 도쿄의 모든 데이터센터 용량의 2.5배에 해당한다.
TA리얼티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 출신 전문가를 영입해 부지 선정과 고객 영업을 자체 수행하고, 외주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높인다. 완공된 센터는 투자펀드나 금융기관에 매각해 자산 매각 차익과 운용 수수료를 수익원으로 삼는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AI 서버 수요 폭증을 겨냥한 것이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5년 1375억달러(약 200조원)에 이를 전망으로, 일본의 6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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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쓰비시지소가 미국 버지니아에 준공한 데이터센터 [사진=니혼게이자이] |
◆ 일본선 폭스콘과 제휴...AI 서버 공동 개발
한편 미쓰비시전기는 폭스콘과 손잡고 일본 내 AI 데이터센터 관련 협력을 추진한다. 양사는 지난 3일 협력 각서를 체결했으며, 앞으로 구체적 협업 내용을 조율할 예정이다.
폭스콘은 샤프로부터 인수한 미에현 가메야마 제2공장에서 AI 서버를 생산할 계획으로, 1년 내 생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가메야마에서 생산한 AI 서버를 일본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미쓰비시전기는 발전 시스템과 정전 방지 설비 등을 담당하며, 데이터센터용 발전 시스템 공급 등 최대 300억달러 규모 사업을 검토 중이다.
니혼게이자이는 "폭스콘은 미쓰비시전기와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 있는 AI 서버 생산과 데이터센터 구축을 실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쓰비시전기 측은 "AI 데이터센터 분야뿐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함께 창출할 수 있는 다른 영역에서도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쓰비시그룹의 움직임은 AI 시대를 지탱할 인프라 시장의 패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일본 기업들이 미국과 대만 등 글로벌 파트너와 연합해 AI 인프라 사업에 진출하는 흐름은, 한국의 삼성·SK 등 반도체 중심 산업에도 직접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