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블레어 2년 뒤 EPS 4배 예고
경쟁 심화와 돌파구 위한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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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가 향후 2간 네 배에 달하는 이익 성장을 나타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와 관심을 끈다.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되는 업체의 주가가 연초 이후 30% 랠리했고, 최근 1년 상승률은 350%에 달하는 상황. 인공지능(AI)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강력한 성장 모멘텀과 함께 주가 역시 탄력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다.
업체는 AI 시대에 메모리와 스토리지 부문의 핵심 공급자로 존재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HBM(고대역폭 메모리)와 DDR, LPDDR, GDDR, CXL까지 메모리 부문에서 수직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갖춘 몇 안 되는 업체라는 점에서 구조적인 재평가 국면에 들어섰다.
엔비디아(NVDA)와 같은 GPU(그래픽처리장치)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는 덜하지만 AI 인프라 비용 구조에서 메모리 비중이 빠르게 커지는 흐름을 감안하면 향후 2~3년은 물론 중장기적으로도 의미 있는 이익 레버리지 구간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는 데 월가는 입을 모은다.
시장 전문가들은 AI 인프라 구축에서 병목이 연산칩이 아니라 점점 메모리로 이동하고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다. 거대언어모델(LLM)의 파라미터 규모와 컨텍스트 윈도우가 급팽창하면서 고대역폭과 대용량, 저전력 메모리 수요가 GPU 공급 속도를 앞지르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얘기다.
대다수의 메모리 업체들은 과거 사이클을 의식해 설비 투자를 보수적으로 가져가고 있어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구간에서 가격 협상력이 이전보다 훨씬 커진 상황이다.
윌리엄 블레어의 세바스티앙 나지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내고 이런 환경을 '메모리 슈퍼사이클'로 규정했다. 현 시점의 공급 불균형이 최소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는 마이크론을 글로벌 메모리 2위로 평가하면서 AI 수요가 견인하는 ASP(평균판매단가) 상승 덕분에 향후 2년간 조정 EPS(주당순이익)가 275%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주가 역시 지난 1년간 350% 이상 상승하며 AI 반도체 대표 수혜주 중 하나로 부각됐지만 2026년 예상 실적 기준 선행 PER(주가수익률)이 약 9.7배로, 역사적 평균치인 11배 대비 아직 할인 구간에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론의 AI 전략은 데이터센터와 AI 가속기용 HBM과 서버 DRAM, 그리고 AI 추론 및 엣지 영역을 겨냥한 LPDDR·GDDR·CXL 메모리까지 전방위에 걸쳐 있다. 이 가운데 현재 AI 인프라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잡은 것은 HBM3E와 차세대 HBM4, 그리고 이를 보완하는 고성능 DRAM 및 GDDR 제품군이다.
이 가운데 HBM3E 및 차세대 HBM4이 가장 눈길을 끈다. 마이크론은 자체 1β(1-beta) 공정 기반 24Gb 다이를 8·12 스택으로 적층한 HBM3E를 제공하며, 11mm x 11mm 패키지에서 24GB 또는 36GB 용량을 구현한다.

이 제품은 스택당 1.2TB/s 이상의 메모리 대역폭과 9.2Gb/s를 웃도는 핀 속도를 제공해, 초거대 LLM 학습과 추론에서 메모리 병목을 크게 완화한다. 마이크론은 HBM3E가 경쟁사 대비 약 30% 낮은 전력 소비를 달성한다고 주장한다. 50만 개 GPU 기반 데이터센터에 5년간 적용 시 운영비 절감 효과가 1억2300만 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실적 발표에서 마이크론은 HBM3E 8-high가 엔비디아의 블랙웰 기반 GB200 플랫폼에, 그리고 12-high 제품은 후속 GB300 시스템에 설계 반영(design-in)됐다고 밝혔다. HBM3E 12-high는 경쟁 8-high 제품 대비 20% 낮은 전력과 50% 높은 용량을 제공하며, 2025년 하반기에는 전체 HBM 출하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주력 제품으로 자리매김 했다.
또한 HBM4와 HBM4E에서도 실리콘 사용량(wafer intensity)이 DDR5 대비 4배 이상까지 늘어날 것으로 업체는 예상한다. 이는 첨단 노드 DRAM 공급을 구조적으로 타이트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AI 서버는 GPU뿐 아니라 CPU 측 메모리 용량도 급격히 늘고 있다. 마이크론은 128GB RDIMM 같은 고용량 모놀리식 DRAM 모듈을 데이터센터 시장에 공급하며, AI 워크로드와 인메모리 DB, 범용 서버에 고용량·저지연 메모리를 제공한다.
또 저전력 LPDDR 메모리는 모바일 영역을 넘어 데이터센터의 AI 가속 및 추론용으로도 채택이 확대되고 있다.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의 특정 GPU 제품군에 들어가는 서버용 LPDDR의 단독 공급사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GPU–메모리 최적화에서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래픽 메모리(GDDR6X/GDDR7)와 CXL 메모리 부문에서도 마이크론의 경쟁력이 두드러진다. 추론 중심의 AI 가속기나 게임 및 그래픽, 일부 엣지 AI 장비에서는 여전히 GDDR 계열 메모리가 중요하다. 마이크론의 GDDR6X는 핀 속도 24Gb/s 수준으로 고속 추론과 고대역폭 그래픽 워크로드를 지원한다.
차세대 GDDR7는 40Gb/s를 넘는 속도와 전력 효율 개선으로 고성능 AI 및 그래픽 시스템 수요를 겨냥한다. 또한 CXL 메모리 모듈(CZ120)을 통해 CPU–메모리 분리 구조에서 메모리 풀링과 확장을 제공, AI·HPC·인메모리 DB 등에서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이처럼 마이크론은 HBM부터 서버 DRAM, LPDDR, GDDR, CXL까지 AI 인프라 메모리 전 영역을 장악했다. 특히 HBM3E의 전력 및 용량 경쟁력과 엔비디아 차세대 플랫폼 설계 반영을 통해 AI 핵심 밸류체인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AI 공급망에서 엔비디아가 차지하는 지위는 여전히 절대적이다. GPU 설계와 소프트웨어 생태계(CUDA·네트워킹·시스템 레퍼런스 디자인 등)를 선점한 엔비디아는 AI 투자에서 '예산의 가장 위'에 있는 플레이어이며, 마이크론 같은 메모리 업체는 그 아래에서 부품 공급자로 자리잡고 있다. 같은 AI 테마라도 밸류에이션과 투자자 관심이 엔비디아 중심으로 쏠리는 이유다.
또한 HBM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의 경쟁은 치열하다. SK하이닉스는 초기 HBM3 시장을 사실상 과점하며 엔비디아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했고, 삼성전자는 뒤늦게 HBM3E를 엔비디아에 인증 받으며 추격에 나섰다.
나지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HBM3E가 엔비디아용으로 자격을 갖추고, 삼성–구글–브로드컴(구글 TPU)을 잇는 협력 관계가 공고하다는 점을 리스크로 지적한다. 이 구도 속에서 마이크론은 '3위' 혹은 '추격자'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마이크론이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는 여지가 몇 가지 열려 있다. 첫째, HBM 점유율 자체를 DRAM 전체 점유율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업체의 전략이다. 둘째, 자사 로직 다이를 사용하는 HBM 아키텍처를 통해 패키징·전력·신뢰성에서 차별화된 성능을 구현하고 있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용량·속도 경쟁을 넘어 시스템 전체 레벨에서의 효율 개선을 내세울 수 있는 무기다.
셋째, 엔비디아 외의 AI 칩 고객 다변화다. 마이크론은 엔비디아 외에도 다른 대형 HBM3E 고객들과 플랫폼 인증을 진행 중이며, 2025년 이후 구글과 아마존(AMZN), 마이크로소프트(MSFT) 등 클라우드 사업자의 자체 AI 칩과 ASIC, 서버 OEM의 다양한 AI 서버 플랫폼으로 HBM부터 DRAM과 GDDR, LPDDR 공급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인프라가 멀티벤더와 멀티아키텍처로 확산될수록 특정 GPU 벤더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메모리 업체의 지위는 상대적으로 강화될 여지가 있다고 월가는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추론 및 엣지, 온프레미스까지 확장되는 AI 워크로드에서 GDDR7과 LPDDR, CXL 등 비-HBM 메모리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 마이크론은 AI 전체 메모리 지출의 더 넓은 스펙트럼을 포착할 전망이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