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 체제 유지 내세운 유엔사, '무단 출입 시 위반' 경고
통일부 "비군사적 영역 과도 통제"…한·유엔사 법리 충돌 예고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비무장지대(DMZ) 출입 승인 권한을 갖고 있는 유엔군사령부(유엔사)가 여권이 추진 중인 'DMZ법안'에 대해 "정전협정과 상충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여권 일각에서 "DMZ는 대한민국의 주권 영역"이라는 주장을 펴는 가운데, 유엔사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28일 서울 용산기지 드래곤힐로지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유엔사 관계자는 "유엔군사령관의 기본 책무는 DMZ 남측 지역에서 정전협정을 준수하고, 무력 충돌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라며 "DMZ법이 통과될 경우, 사령관이 DMZ 내 활동에 대한 통제권은 잃으면서도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지게 되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안에는 DMZ 내 출입과 활동 승인 권한을 유엔사 이외의 제3자에게 부여하면서도, 정전협정상 사령관에게 남아 있는 책임을 그대로 유지시켜 놓았다"며 "이는 정전협정과 병존할 수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 정부가 유엔군사령관의 협의나 승인 없이 민간인을 DMZ에 들인다 해도 이는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유엔사 관계자도 "DMZ 내에서 우발적 사건이 발생해 군사적 충돌로 확대될 경우, 책임은 대한민국 정부가 아니라 유엔군사령관에게 돌아간다"며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정전협정의 이행이 절대적 전제"라고 강조했다.
유엔사는 정전협정 유지 관리 기관으로서 군사정전위원회 규정에 따라 DMZ 내 출입 절차를 총괄하고 있다. 규정에는 'DMZ 출입자는 반드시 유엔군사령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반면, 통일부와 여권 일각은 유엔사가 정전협정의 '군사적 성격'을 이유로 비군사적 영역까지 개입하는 것은 과도한 권한 행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유엔사가 군정위 관리 규정을 근거로 군인뿐 아니라 민간인 출입까지 일율 통제하는 것은 자의적이라는 것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DMZ법안은 '비군사적 목적'의 DMZ 출입은 유엔사 협의 없이 한국 정부가 승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정전협정 체제 내 권한 배분을 두고 한·유엔사 간 법리·외교적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