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유력 경제학자들이 인공지능(AI) 혁신이 금리 인하 여력을 만든다는 케빈 워시 전 연준(Fed) 이사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가운데, 그의 통화정책 구상이 현실성이 낮다는 평가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 세계 45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시카고대 클라크 금융시장센터와 함께 실시해 8일(현지시각)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60%의 응답자가 향후 2년 내 AI가 물가나 금리에 미칠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나 중립금리 변화 폭을 0.2%포인트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존스홉킨스대 조너선 라이트 교수(전 연준 관료)는 "AI 붐이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크게 낮추거나 높이는 요인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일부는 오히려 AI 확산으로 중립금리가 소폭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워시는 AI를 "역사상 가장 강력한 생산성 혁신 물결"로 평가하며, 인플레이션 자극 없이 차입 비용(현재 3.5~3.75%)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현실적으로 올해 금리 인하는 0.25%포인트에 그치고, 기준금리가 3.25% 이상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목표로 제시한 1% 금리와는 큰 차이다.

◆ 대차대조표 축소 입장에도 '엇박자'
워시 지명자는 단기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비둘기파적 입장과 동시에, 연준의 '비대한 대차대조표'를 축소해야 한다는 매파적 주장을 병행해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책 조합이 현실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자산 축소가 장기 차입 비용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끌어올릴 경우, 금리 인하 효과가 상쇄되거나 백악관의 반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연준은 3년간의 양적긴축(QT)을 사실상 종료하고 자산 규모를 약 6조6000억 달러 수준으로 유지 중이다.
미 시카고부스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4분의 3 이상이 향후 2년 내 대차대조표를 6조 달러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답했지만, 대부분은 '유동성 안정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하버드대 캐런 다이낸 교수는 "시장 유동성이 유지된다면 제한적 축소는 가능하지만, 과도한 긴축은 새로운 불안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워시의 정책 접근은 방향과 속도 모두에서 불확실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터데임대 제인 린게르트 교수는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많고, 결과를 단정 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로버트 바베라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AI 붐이 경제 확장과 재정 건전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경기침체와 금리 제로 복귀 시나리오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워시가 지지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은행 규제 완화 정책에도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설문 응답자의 60%는 "완화가 단기 성장에는 별 효과가 없지만 금융위기 위험을 키울 것"이라고 답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