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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초점] 美 원화 절상압력, "시장에 얼마나 영향 미칠까 "

기사입력 : 2003년12월08일 19:54

최종수정 : 2003년12월08일 19:54


원화절상 압력의 파고가 높아졌다. 미국이 중국, 일본에 이어 한국에까지 총부리를 겨누는 형국이다. 바야흐로 강대국간의 총성없는 "환율전쟁"의 틈바구니에서 국내 외환시장은 대내외적으로 원화절상 요인만 부각되고 있다. 외환당국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으며 환율은 불안정한 대내외 정세 속에서 요동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국제 금융시장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視界)제로(0)"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한편으로 미국 등 강대국의 환율 공세가 거세질수록 시장 참가자들의 무력감도 한층 커지고 있다. 일방적인 해외 풍랑에 휩쓸려 다닐 수밖에 없기 때문. 이와 함께 당국의 위기 관리능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상태로 떠밀릴 것인지, 기사회생(起死回生)의 역전극을 연출할 것인지, 외환시장은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 "원화절상 불가피하다"미국 워싱턴에서 이틀간 비공개로 열린 한미 재계회의 직후인 23일(현지시각) 한국측 위원장인 조석래 회장은 "미국 측 참석자들은 중국이 위안화를 한꺼번에 25% 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이 경우 한국의 원화도 10% 정도 절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전했다고 일부 외신과 언론들이 보도했다. 현 수준에서 10%는 1,050원 언저리를 의미한다. 최근 금융회사나 경제연구소에서 연말 환율전망을 하향 조정한 수치 가운데 가장 낮은 '1,080원'보다 훨씬 낮고 외환위기 발발 직전인 1997년 11월 수준이다. 이같은 견해는 프레드 버거스텐 국제경제연구소(IIE)원장이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버거스텐 소장은 미 달러화 약세인 상황에서 중국 위안화 절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서서히 올리면 투기세력이 위안화 사재기에 나설 우려가 있어 단기간에 대폭 절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논리를 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즉각적이고 명확한 수치까지 들었다는 점에서 시장은 일정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미국 재계의 아시아국가의 개입이나 자국통화 약세 유도 등에 대한 불만과 궤도를 같이 하는 것이기 때문. 미 제조업자들은 의회에 활발한 로비를 전개하고 있으며 미 회계감사원(GAO)은 최근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대만 등을 '환율조작국' 혐의가 있다고 지목, 압박을 가하고 있다. 경제연구소 소장이 밝힌 개인 견해의 성격이 짙지만 미 재계의 요구사항이 어느정도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중국 위안화에 대해서는 직접적이고 강력한 절상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반면 원화는 '불가피하다'는 측면을 내세웠다는 것. 미국 측이 국가별로 수위조절에 나서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도 충분하다. 미국은 각개격파에 나서 '이이제이(以夷制夷)'를 추구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환율은 점차 경제의 영역을 벗어나 정치의 테마로 넘어섰다. ◆ 재경부, "개인 견해다. 의미없다"이같은 버거스텐 소장의 견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일단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정부나 재계의 공식적인 의견이나 권고가 아니라는 것. 이에 따라 재정경제부는 '10% 원화절상' 발언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다. 미 행정부가 직접 나서면 적극 대응하겠지만 사견이기 때문에 외환시장이 흔들릴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재경부 관계자는 "사설 경제연구소장이 회의석상에서 얘기했고 한국측 위원장이 이를 전달해 확산된 경향이 있다"며 "또 최근 환율이 주시를 받고 있다보니 그렇게 얘기가 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는 외환당국의 강경한 환율 개입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을 가능케 한다. 미국의 공식 견해라면 외교적인 수사 등을 동원, 은근슬쩍 압력을 넣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지는 않는다. 국가대 국가간의 관계에서 명확하게 적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 부시 행정부에서 원화에 대한 언급은 없는 실정이다. 미 의회 일각에서 위안화나 엔화에 원화를 묻혀서 발언하고 있는 정도다. 재경부는 또 이같은 의회 주장에 대해 충분히 반박할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도 이와 관련, "별로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미 제조업계 얘기를 대변하는 요소정도로 생각하며 한국 정부도 이에 대해 부인했기 때문에 당장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결은 도도하다...그러나 시장은 "대세를 바꿀 수는 없다"는 인식이 넓게 퍼져있다. 이미 "환율전쟁"은 포성을 울렸고 원화는 이에 편입돼 있는 상태다. 미 달러 약세의 흐름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6월경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미 제조업계의 '(아시아통화 약세에 대한) 칭얼댐'이 점차 힘을 붙여 미 내부의 정치 문제화됐고 미 행정부는 이를 다시 국제사회로 끌고 나갔다. 존 스노우 재무장관은 9월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부터 지난주말 선진7개국(G7)회담까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그리고 성과물을 얻어냈다. '시장 환율주의'라는 원칙론을 국제사회에 재확인시키며 명분도 나름대로 얻어냈다. 국내 외환시장은 이같은 국제사회의 흐름에 일단 발을 붙이고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펀더멘털 차이로 디커플링(차별화)을 해야 한다는 (당국의) 주장은 '국제 정치'가 가미된 글로벌 달러 약세를 누르기엔 힘이 부친다. 원화만 '독야청청(獨也靑靑)'하기엔 시장의 눈초리가 매섭다. 시장과 적정수준에서 타협을 보며 국제사회의 압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논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현재 환율은 미국 등의 정치적인 계산까지 깔려 있다"며 "국제적인 역학구도 등을 좀 더 면밀하게 살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김준수 기자 jslyd01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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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전자' 바라던 200만 개미들 통곡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6만전자'에 갇힌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바닥을 탐색 중이다. 반도체 업황이 고점을 찍고 다시 다운사이클(침체기)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실적도 예상치를 밑돌 것이란 우려에서다. 고금리·고물가로 스마트폰과 개인용컴퓨터(PC)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삼성전자의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책임 경영에 나서고 있지만 반전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핌DB] ◆6만5000원도 한 때 무너져반도체 다시 미끄럼틀 타나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300원 내린 6만4900원에 거래되며 지난 3일 이후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 13만원까지 내다봤던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반도체 고점론'이 꼽힌다. 특히 삼성전자가 글로벌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D램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맞물려 스마트폰, PC 교체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함께 1년간 오르던 메모리 D램 가격은 지난달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 레거시(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 보다 2.38% 내린 2.05달러로 집계됐다. 고정거래가격은 삼성전자와 같은 반도체 제조사가 구글, 퀄컴과 같은 글로벌 기업과 계약할 때의 공급가를 말한다. 대리점 등에서 일시적으로 이뤄지는 현물 가격 역시 상승세가 꺾였다. 범용 D램 'DDR4 8Gb 2666'의 현물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1.971달러로, 연고점인 지난 7월 2달러 대비 1.5% 내렸다. D램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반도체 다운사이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고점을 준비하다(Preparing for a Peak)'라는 반도체 산업 보고서가 대표적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2021년 8월 '반도체 겨울이 온다'는 보고서로 반도체 다운사이클을 예측했을 정도로 신뢰도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PC 업체들이 지난해 3분기부터 메모리 재고를 축적하고 있는 가운데 3분기 신제품 수요가 예상치 보다 낮아 올 하반기에는 메모리 부품 구매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HBM3E 12H D램 [사진=삼성전자] ◆증권가 3Q 실적·목표주가 줄줄이 내려삼성 경영진 자사주 매입, 주가 방어 '안간힘'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도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란 분석도 삼성전자의 주가를 누르는 원인 중 하나다. KB증권은 올해와 내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기존 대비 각각 15%, 11% 내린 37조9000억원, 57조7000억원으로 수정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9조70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13조7000억원) 보다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도 10월 아래인 9만5000원으로 내렸다. KB증권은 "D램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B2C 제품(스마트폰, PC) 수요 부진은 하반기에도 크게 회복될 가능성이 낮다"며 "당분간 스마트폰, PC 업체들은 재고 소진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일 최저가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 방어를 위해 경영진들도 나섰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지난 5일 자사주 1만주를,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은 지난 9일 5000주를 각각 매입했다. 이들이 매입한 자사주만 10억원치가 넘었지만 떨어지는 주가를 막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에서 테스트 중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품질 승인으로 주요 고객을 확보, 모멘텀(상승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2024-09-1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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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에 강아지…" 개모차 더 잘 팔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세계 최저 출산율 국가 한국에서 유모차보다 이른바 '개모차'(반려견 전용 유모차)가 더 잘 팔리는 실정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조명했다. WSJ은 G마켓 자료를 인용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 중인 한국에서 반려견 유모차의 판매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아기 유모차 판매를 앞지르게 되었다"며 "이러한 추세는 올해 상반기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보도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에 마련된 반려견용 유모차 [사진=뉴스핌 DB] 반려동물용품 쇼핑몰 펫프렌즈에서는 반려견 유모차 판매량이 2019년 대비 4배로 급증했다. 고급 반려견 유모차 브랜드 에어버기의 스페셜 에디션 제품은 약 1100달러(약 148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 업체는 원래 유모차 제조사로 시작했지만 에어버기 한국 사업부는 이제 개모차만 판매 중이다. WSJ은 한국에서 아기의 수는 줄고 있지만 지난해 등록된 반려견 수는 지난해 사상 최다를 기록했으며, 2018년 이후 두 배 이상 급증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출산율 하락은 미국 등 기타 선진국에서도 겪는 사회 현상이고, 호화로운 생일파티를 여는 등 반려동물을 마치 아이처럼 애지중지 여기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나 한국처럼 합계출산율이 인구 유지에 필요한 수준의 3분의 1에 불과한 0.72명인 '인구 비상사태' 국가에서는 논쟁거리가 될 수 있단 설명이다. 개모차는 한국의 백화점, 식당, 거리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상황이 이래지자, 전국적으로 반려동물 입장 가능 장소가 넘쳐난다. 영유아나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 키즈 존'(no kids zone) 식당과 카페도 늘고 있단 역설이다. 흥미로운 점은 중앙 정부가 청년 세대에게 출산을 장려하는데 정작 윤석열 대통령은 결혼했지만 자녀가 없으며 최소 10마리의 개와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고도 짚었다. 한국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길 선호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진단이다. WSJ은 한 여론조사를 인용, 20~49세 한국 여성 2명 중 1명이 자녀를 가질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서울 교외에 거주하는 강승민(24) 씨는 반려견 '코코'를 유모차에 태워 집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나왔다. 한 할머니가 벤치에 앉은 강 씨에게 다가갔고, 유모차 안에 아기가 아닌 반려견이 있는 모습을 보자 놀라며 가정을 꾸릴 것을 얘기하자 강 씨는 "결혼하고 싶지 않다. 나의 반려견에게 돈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웹디자이너인 김보라(32) 씨는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고, 너무 경쟁이 치열한 사회라고 말한다. 반려견 '살구'를 위해 카시트로 변형할 수 있는 개모차를 구입했다는 김 씨는 "내가 아이를 낳았다면 지금처럼 살구를 돌볼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아직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다고 알렸다. wonjc6@newspim.com 2024-09-1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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