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LG카드 등 잇따른 M&A 실패로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하나금융지주가 진퇴양난의 어려움에 직면했다. 특히 이 회사 직원들은 경영진에 대한 불신으로 '김승유회장 책임론'까지 제기하며 내부 조직분열의 양상마저 띠고 있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을 중심축으로 한 하나금융지주의 내부 균열의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이원직군제와 각종 영업실적 종용으로 자산증대에 앞장서고 있지만 정작 경영진들이 하나금융그룹의 미래를 상실케 한다는 것. 특히 그동안 대형 M&A의 잇따른 실패로 금융산업에서 도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김승유회장 책임론까지 들먹이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실시한 대한투자증권 인수가 지금의 위기를 자초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투인수'를 통해 옥상옥의 금융지주회사를 설립, 그룹의 시너지창출보다 김승유회장 이하 경영진들의 자리만들기에만 급급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은행의 자금여력도 상당부분(5000억원 가량) 대투인수에 소비해 자금과 조직의 능력이 분산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외환은행과 LG카드라는 대형 M&A에 조직의 능력을 극대화시키지 못하고 힘의 분산만 초래하는 결과가 됐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투인수를 통한 시너지 창출 효과가 없다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외환은행이나 LG카드와 같은 미래핵심 성장동력이 될 수는 없다"며 "지난해 대투인수를 통해 금융지주회사로 탈바꿈한 것은 결국 김승유회장의 자리만들기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하나은행 관계자는 "경영진들은 향후 성장동력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면서 직원들만 다그치고 있다"며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김승유회장 책임론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닌 상황으로 파악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뉴스핌 newspim] 김동희 기자 rha1116@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