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괴리도 커져…중소형주 수익률↓
[뉴스핌=홍승훈기자] "2000이요? 저희들에겐 별 의미 없어요. 삼성전자만 올라 정작 중소형주 수익률은 더나빠졌습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재돌파했지만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체감도는 차디차다. 지난 2007년 코스피가 2000선을 첫 돌파했을 때 코스닥 또한 800선을 넘어서며 매기가 확산됐지만 현재 코스닥은 500선을 갓 넘기며 코스피와의 괴리도가 크게 벌리고 있다.
이렇듯 과거처럼 코스피시장이 오르면서 온기가 코스닥으로 퍼지는 현상도 최근엔 없다. 그나마 코스닥에선 전일 삼성전자의 메디슨 인수에 따라 헬스케어 테마군이 급등했듯 삼성그룹 테마로 묶여야 겨우 움직이는 상황이다.
7~8억원 가량 주식자산을 운용하는 개인투자자 김모씨(42세)는 "삼성전자만 오를 뿐 중소형주는 말 그대로 비실비실하다. 지수가 2000을 찍었지만 개인이 느끼는 증시 체감도는 요즘 날씨처럼 영하권"이라고 토로했다.
수십억 규모 주식투자를 하는 정모씨(39세)도 "대형주와 블루칩 중심으로 올라가면서 중간에 조금 갈아타긴 했지만 여전히 주식자산의 70~80%가 코스닥"이라며 "요즘 증시를 강세장이라고 하는데 피부에는 영 와닿지 않는다"고 전해왔다.
개인들이 주로 선호하는 펀드 유출도 올 한해 상당히 컸다. 지난해 12월 76조 3000억원에 달하던 주식형펀드 규모는 일년이 지난 최근 62조원까지 떨어지는 등 20%에 가깝게 이탈했다.
무엇보다 올해 개인, 기관, 외국인 등 수급주체들의 매매동향을 보면 개인들이 이번 강세장에서 철저히 배제됐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외국인이 지난 1월부터 12월 현재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사들인 종목 상위 10개종목은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모비스, LG화학, NHN, 신세계, 기아차, SK에너지, LG전자, 삼성중공업 순. 이 가운데 LG전자를 제외하고 9개 종목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표참조>
기아차의 경우 1년 수익률이 156%에 달했고 현대모비스(79.53%), LG화학(63.46%), 현대차(50.41%) 등 외국인이 깊게 발을 담근 대형주는 고수익을 실현했다.
자료 : 한국거래소 제공 |
코스닥에서도 외국인의 저력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외국인이 올해 가장 많이 사들인 코스닥종목은 셀트리온, 멜파스, 다음, 주성엔지니어링 순. 셀트리온은 무려 5000억원 가량을 매입, 외국인 순매수 1위자리를 독보적으로 지켰다. 이 기간 셀트리온은 131.3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덕분에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자리매김하며 빅3 제약사를 합친 시총과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에 반해 개인이 올해 가장 많이 사들인 코스닥종목은 태웅, 서울반도체, 루멘스, 태광, 인프라웨어 등이다. 태웅은 1930억원, 서울반도체도 1600억원어치를 샀다.
하지만 1년 주가수익률은 어이없이 내려앉았다. 태웅(-35.91%), 서울반도체(-8.84%), 루멘스(-3.70%), 태광(-26.09%), 인프라웨어(-53.12%) 등 개인 매수상위 5개종목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개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CT&T 단 하나만 138%의 수익률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손실이다. 상위 10개에 포함된 코스닥 중 평산은 연초대비 -72% 가까이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개인의 손실은 코스피시장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개인이 올해 가장 많이 사들인 포스코는 기관이 던진 것을 개인이 받은 꼴인데 연초 62만원하던 주가가 23% 급락하며 47만원선까지 내려앉았다.
이에 대해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들의 경우 절대가격을 많이 본다. 2000이라는 지수대를 너무 과도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올라 부담이 없다고 말할 순 없지만 개인들은 옛날 가격만 생각하다보니 대형주장세의 메리트를 가져가지 못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기업의 미래 성장성을 보고 투자판단을 하는데 비해 개인은 주로 차트와 재료만 보고 투자하는 패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고 지금와서 상당수의 개인들이 대형주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바꿀 수도 있을까.
재료매매를 주로 하는 한 데이트레이더(Day trader)는 "재료매매와 차트매매가 데이트레이더들의 주된 전략인데 지금와서 대형주 올랐다고 따라가긴 어렵다"며 "과거 사례를 봐도 지금 시점에서 갈아타면 분명히 꼭지투자가 될 것이다. 지금 삼성전자를 따라가긴 억울하지 않냐"고 답답함을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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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