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은행주 확대? 신중모드"
- 증권가 "단기 수급엔 분명 '호재'…중장기는 '글쎄'"
[뉴스핌=홍승훈 박민선 장순환기자] 국내 큰 손 '국민연금'이 은행 지분을 금융위의 승인없이 10%까지 사들일 수 있는 유권해석이 전일 나오면서 증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은행주로 집중되고 있다.
13일 주식시장에선 하나금융을 필두로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 등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이며 이번 유권해석을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유입세가 두드러진다.
과연 이번 금융위의 결정이 중장기 은행주에 '상당한' 파괴력을 미칠 수 있을까.
일단 증권가에선 수급측면에선 대형 호재로 봤다. 증시 큰 손인 국민연금의 괴력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 펀더멘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란 점에서 중장기 호재로 이어지긴 무리라는 판단이다.
국민연금측도 신중한 스탠스다. 합리적이고 보다 효율적인 투자여건이 마련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유권해석으로 은행주 투자를 즉각 확대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 12일 오후 금융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국민연금을 산업자본이 아닌 금융자본으로 규정하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지금까지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의 9%까지만 보유할 수 있고, 4% 이상을 취득하려면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금융자본의 경우 최대 10%까지 금융당국의 승인 없이 소유가 가능하다.
결국 국민연금이 금융자본이라는 이번 유권해석에 따라 향후 국민연금은 주요 시중은행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의결권 있는 최대 10%까지 금융위 승인없이 지분을 취득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이날 주식시장이 열리자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매수세가 대거 몰리고 있다. 이 시각 현재 하나금융은 6% 가까이 올랐고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 모두 일제히 3~4%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투자자문사 한 CEO는 "지금까진 국민연금이 은행주를 사고 싶어도 레귤레이션 때문에 못샀다"며 "이번 유권해석으로 추가 취득의 가능성이 확대된 만큼 은행주 수급측면에선 상당한 호재"라고 풀이했다.
특히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중인 하나금융의 경우 자금조달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참여 가능성이 농후해졌고, KB금융은 오는 9월까지 자사주 11%를 블럭딜로 넘길 예정이다. 우리금융의 경우도 민영화를 추진중인 현재 국민연금의 지분 참여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내 은행주의 추가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다만 증권사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단기적으로는 수급에 호재지만 펀더멘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는 만큼 중장기 호재로 보긴 어렵다는 해석을 내놨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그동안 은행주를 많이 못샀기 때문에 수급측면에선 호재다. 하나금융, KB금융, 신한지주에 대한 수혜가 기대된다. 다만 펀더멘탈에 직접 영향을 주는 이슈가 아니어서 중장기 호재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이고은 연구원도 "수급측면에선 분명한 호재이며 더욱이 최근 저축은행 인수 리스크에 따른 조정이 있었다는 점에서 상승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중장기 호재로 보긴 어렵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측도 신중한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국민연금 기금 관계자는 "이번 유권해석으로 투자여건이 보다 명확하고 합리적으로 바뀐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선 투자 방향이 바뀌거나 은행주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이 관계자는 "본래 우량기업 위주로 주식투자를 해왔고 이같은 방향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다"며 "일각에서 확대해석을 하는 것 같은데 운용은 수익 중심의 기존 방식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현재 하나금융을 8.2% 가량 들고 있고 신한지주(6.1%), 외환은행(5.3%), KB금융(4.5%)를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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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