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유럽 부채 위기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의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유럽 은행들을 비롯 글로벌투자은행(IB)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은행들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평가는 비교적 양호하다는 평가가 나와 주목된다.
특히 지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국내 은행들이 자산의 질과 자본확충 등의 측면에서 상당히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외화유동성 측면에서는 시장경색에 따른 차환 리스크가 일부 남아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 국내은행, 유로존 위기 불구 신용등급 유지, 전망도 안정적
7일 국제금융센터(소장 이성한)는 "국내 은행에 대한 해외시각 점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다스앤푸어스(S&P)가 한국계 은행들을 아시아 국가 은행 중 중간 정도의 그룹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해외 IB들은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하이닉스 매각 전망 등 국내 은행들과 관련된 개별 이슈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의 은행들은 지난 4월 피치가 농협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하향조정한 것을 제외하면 올해 신용등급 조정이 전무한 상황이다.
또한 등급전망도 산업은행을 제외하면 모두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상태다.
◆ 국내은행 자산의 질 개선, 자본확충도 긍정적
먼저 국내 은행들의 자산의 질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노력으로 부실채권 잔액 및 비율이 감소하고 있는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JP모건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 정리실적은 2007년 12.2조원에서 2008년 14조원, 2009년 29.7조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JP모건은 이러한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노력이 대출 증가속도 둔화와 함께 은행의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국내 은행들의 연체율이 일부를 제외하곤 대체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자본확충 현황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S&P는 아시아권 은행들의 자본확충이 타 지역대비 양호한 것으로 평가하며, 특히 한국의 경우 중국, 인도 등 은행자산이 빠르게 성장하는 곳과 달리 바젤Ⅲ 자본비율을 맞추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수익성의 경우, 국내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평균 정도 수준이나, 상대적으로 대손비용이 높고 영업이익 대비 비이자이익 비중이 낮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국제금융센터의 우희성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순이자마진 추세는 대체로 안정적일 것"이라면서도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예대비율 추가 축소여부 등에 수익성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외환 조달 및 건전성 비율 충족, 시장경색 따른 차환리스크 경계
자금조달 현황 역시 장·단기 차환율이 100%를 넘고 외환건전성 비율도 모두 충족되고 있으나, 시장경색에 따른 차환리스크는 일부 남아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무디스의 경우, 한국계 은행들이 시장성 자금조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자본시장이 경색될 경우 차환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본질적으로 외화유동성이 취약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S&P 역시 한국계 은행들이 시장차입 의존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시장차입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자본 및 유동성 기준 충족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희성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은행은 최근 시장악화에도 불구하고 자산의 질, 자본확충 등에 있어 전반적으로 양호한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도 "다만 가계부채 증가, 외화유동성 등에 대한 일부 우려도 잔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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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