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난의 역습...끙끙 앓는 집주인 '급증'
[뉴스핌=송협 기자] 역전세난의 시작이다.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목돈은 손에 쥐었지만 결국 감당 못할 빚으로 되돌아 왔다.
최근 전셋값 오름세로 잠시 재미를 봤다는 집주인들이 계약만료 후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해 세입자로부터 '전세금 반환소송'에 휘말리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8년 경기 의왕시 내손동 인근 A아파트 40평형을 7억원에 분양받은 직장인 김모(48세)씨는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경기가 제법 활황기를 보였던 지난 2008년 당시만 하더라도 분양만 받으면 최소 2억원 이상 웃돈을 기대하며 마련한 아파트 가격이 3년이 지난 현재 7억원 밑으로 추락했고 설상가상 급매 처분도 안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기 때문이다.김씨는 "분양 당시 은행으로부터 3억원대 대출을 받아 매달 200만원 가량 이자를 납부하고 있다"며"단기 차익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바닥을 치면서 대출금은 커녕 전세 보증금 돌려줄 여력도 없어 난감하다"고 토로한다.
더욱이 김씨는 전세금을 돌려주기 위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야 하지만 중대형 평형, 여기에 주변 전세시세가 유행병처럼 오름세를 보이는 탓에 전세수요 찾기도 녹록치 않고 있어 결국 제2금융권을 통해 추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현재 김씨는 오는 6월 원금상환일까지 겹치면서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 좋다고 썼는데...빚으로 돌변한 전세금
2009년 말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된 용인 성복지구 내 40평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자영업자 최모(51세)씨는 최근 계약 만료를 앞두고 세입자와 전세금 소송에 휘말렸다.
최씨는 지난 2007년 투자목적으로 분양에 나섰다. 당시 분양가상한제 회피물량을 쏟아냈던 용인 성복지구는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극심한 미분양 적체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웃돈 형성을 기대했던 최씨는 매수세가 떨어지는 대신 전셋값이 오르면서 28000만원대 전세를 내놨다.
거래가 중단된 매매 대신 전세임대에 나선 최씨는 3억원에 가까운 전세 보증금을 통해 분양 당시 대출 받은 융자금을 비롯해 생활자금으로 탕진했다.
전세 보증금을 융자금과 생활자금으로 탕진한 최씨는 2년이라는 전세기간과 더불어 정체된 주택시장이 되살아날 경우 현재 아파트 가격 역시 웃돈 형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감이 팽배했다.
하지만 시장이 되살아나 웃돈 형성이 높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무턱대고 전세 보증금을 탕진한 최씨는 2년 계약이 만료된 현재 전세 세입자로부터 전세금을 반환해달라는 독촉에 시달리고 있다.
최씨는 "전세금 돌려줘야 하는데 매매는 안되고 전세보증금은 이미 다 써버렸는데 막막하기만 하다"면서"세입자가 전세금 돌려달라고 큰소리 치고 며칠 지나서 법원으로부터 '전세금 반환청구소송장'이 배송됐다"고 성토했다.
무엇보다 전세대금을 대체할 수 있는 신규 전세수요 찾기도 현재로써는 어렵다는게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의 반응이다.
성복동 C공인 관계자는 "메리트가 없는 지역에서 전셋값만 오르다 보니 전세수요들 입장에서는 차라리 조금 더 외곽진 곳을 통해 내집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늘었다"며"웃돈 형성은 커녕 매매나 전세 거래 역시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돌이켜보면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목돈을 챙겼던 집주인들에게 전세보증금은 결국 발목을 움켜쥐는 빚으로 돌변했다는 해석이다.
반면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자금이 부족한 서민 전세수요들은 금융권을 통해 전세대출을 받아 전세 보증금을 지불했다. 하지만 계약이 만료된 2년 후 집주인에게는 역전세대란이 부메랑처럼 되돌아왔다.
한 시장 전문가는 "거래가 막혀 집값은 떨어지고 있는데 높은 전세 보증금을 받아 운용했던 집주인들이 상당수 증가하고 있다"며"담보대출 비중이 높다거나 전세보증금을 내줘야 할 능력이 안되는 경우 자산운영 능력이 떨어지는데 집값 하락으로 보증금 반환을 하지 못해 역전세난을 겪는 집주인이 늘었다"고 말했다.
▶ 주식투자로 돈좀 벌고 계십니까?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송협 기자 (back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