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살깍기 출혈경쟁 영업익 '추락'...당분간 불가피한게 큰 고민
[뉴스핌=노경은 기자] 이동통신 3사의 LTE 경쟁에 따른 영업실적은 예상대로 초라했다.
이통사들은 설비투자집행(CAPEX) 비용도 늘리고 보조금까지 대폭 풀어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했지만 이는 결국 제 살 깎기 식 출혈경쟁으로 귀속되면서 기업 단기적으로 이익창출에는 별 실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2분기 실적 공시를 마친 이동통신 3사 모두 부진한 실적을 추스르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특이한 점은 LTE 서비스 시대에 돌입하면서 마케팅비용과 설비투자비용을 늘린탓에 영업익은 곤두박질치는 모양새가 세쌍둥이처럼 꼭 닮아있다는 것이다.
▲2012년 2분기 이동통신 3사 실적 <자료출처=각사취합> |
2분기 실적발표는 지난달 31일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3사가 연달아 진행됐다. 첫날 LG유플러스는 영업익과 순이익 모두 하락하는 암울한 성적표를 공개했다.
특히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적자로 돌아서면서 그간 LTE로 업계 1위를 노린다던 그들의 목표가 무리수였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반기부터 서서히 실적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 전망했던 증권가도 이익실현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지연시키는 등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가입자당 획득비용(ARPU)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으로 평가됐다. LTE 서비스 도입기인 올 해 상반기까지는 가입자 확보에 주력해야 했기 때문에 이통사가 마케팅 비용을 늘리고 수익을 거둬들일 수 없었지만, 가입자를 어느정도 확보한 현 시점에서는 LTE 스마트폰및 기본료가 고가이다보니 향후 수익성 확보에 문제 없으리라는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양종인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LTE 보급으로 우량 가입자 비중이 상승했다"라며 "스마트폰 가입자 중 월 6만2000원 이상 요금제 비중은 39%로 높은 수준인만큼 괄목할만한 성장을 기대할만 하다"고 밝혔다.
▲마케팅비용 및 설비투자비용 확대 ▲영업익 감소 ▲그러나 ARPU 증가로 인한 기대감 고조 이 공식은 나머지 두 이통사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그간 한 분기당 7000억 원대 마케팅비를 집행하던 SK텔레콤은 이번에는 9000억 원을 훌쩍 넘는 비용을 쏟아부으며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렸다. 그럼에도 SK텔레콤은 영업익이 43%나 감소하는 뼈아픈 실적을 공개했다. 그러나 SK텔레콤도 ARPU가 늘어나면서 불행 중 다행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실적을 공개한 KT는 LTE 시대 들어와 두 경쟁사보다 유난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2분기에만 설비투자비를 전년 동기대비 124% 증가시킨 1조 가까운 금액인 9985억 원을 집행한 것이다.
KT는 2G PCS사 서비스 종료가 늦어지면서 2G 주파수 대역에서 서비스하려던 LTE 도입도 자연스레 더뎌졌고 이런 이유로 LTE 가입자 확보에 애먹기도 했다.
경쟁사들은 조기 전국망을 구축을 위해 CAPEX도 대거 투입했는데, 이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KT는 위기 타개책으로 CCC(Cloud Communication Center)를 강조한 네트워크 구축하고 비용을 쏟은 것이다.
그러나 영업익은 14%나 급감한 3717억 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KT가 2분기에 이정도 체면이라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LTE가 아닌 탈통신 덕분이다.
KT는 LTE 마케팅 비용과 설비투자에 올 2분기만도 1조7000억 원 가량의 비용을 투자했다. 이통3사 가운데 가장 많은 비용 들이부은 것. 그러나 성과는 초라했고, 탈통신 분야의 활약으로 위안삼을 수 있었다.
실제 미디어·콘텐츠 매출은 네트워크 인프라와 콘텐츠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6% 성장한 2476억 원을 달성했다. 개별 서비스로는 IPTV와 KT스카이라이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3%, 14.8%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또한 금융분야는 2011년 4분기부터 연결 편입된 BC카드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매출 성장을 보였다.
이는 모바일 결제를 비롯한 금융-통신 컨버전스 분야에서 다양한 시너지 창출이 기대되고 있어 향후 금융분야가 내부에서는 KT그룹의 핵심 성장사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시킨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통3사는 지금까지는 LTE 도입기였기 때문에 지출이 많을 수밖에 없었지만 하반기부터는 안정화를 염두해가며 성장성을 지켜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SK텔레콤이 LTE 스마트폰 단말기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겠다던 T할부지원 폐지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마케팅 비용을 감소시켜 수익개선에 이바지하겠다는 것이다. KT도 LG유플러스도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성기섭 LG유플러스 전무는 컨퍼런스 콜에서 "우리는 상반기 마케팅비를 상당부분 썼는데, 하반기 마케팅비용은 이보다 적을 것"이라며 "3분기부터는 가입자 순증과 이익을 함께 창출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범준 KT CFO 전무도 "앞으로 보조금 경쟁이 아닌 차별화된 네트워크 인프라와 프리미엄 콘텐츠, 합리적 가격 등을 바탕으로 본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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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경은 기자 (now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