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재계 총수 및 핵심 경영인들이 경영외적인 리스크 조성으로 몸을 바짝 낮추고 있다.
대선정국에서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관련 공약과 입법 활동이 거세지고 있는데다, 정권 말기의 레임덕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정당국의 옥죄기도 공세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권 교체기의 화살이 어느 방향에서 누구를 향해 날아들지 몰라 노심초사 할 수밖에 없다. 특히 특정사안으로 법정다툼중이거나 현 정권에서 특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기업(인)들은 현 국면이 불편하기 그지 없다.
6일 재계에 따르면 대부분 총수들은 이런 분위기에서 조용하고 차분하게 정국을 관망하고 있다. 하지만 현 정권은 몰론 미래의 정권에도 더욱 몸을 바짝 낮춰야하는 총수들도 여럿이다.
한국타이어는 요즘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비리 문제가 터져나올 때마다 당황스럽다. 아직까지는 불똥이 튀지는 않았지만 혹여 지난 일들이 다시 들춰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감도 엿보인다.
경영 일선에 서있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은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자의 차남이자 이명박 대통령의 셋째 사위다. 현 정권 내에서 대통령의 사위라는 점에서 상당히 부담스럽게 살아왔지만 지난 2008년 주가조작 파문에 얽히면서 속앓이도 컷다.
당시 조현범 사장은 코스닥업체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의혹을 받고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바 있다.
하지만 이런 무혐의 처분은 MB정부 출범 1년도 안된 시점이었다는 점에서 여전히 세간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만약 정권말기인 요즘에 이 시건이 불거졌으면 똑같은 판단이 가능했을 것이냐는 일각의 시선이 나오기도 한다.
한국타이어가 이미 내려진 처분에 대한 불안을 안고 있다면 앞으로 내려질 처분에 대한 불안이 큰 곳도 적지 않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 이미 검찰이 징역 9년 벌금 1500억원을 구형한 터라 오는 16일 선고공판에서 어떤 결과를 이끌어 낼지에 대해 그룹 내부는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유죄판결을 받게 된다면 향후 사면 등을 기대하기 힘어 지기 때문. 또,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집행유예 판결을 내리기에는 재판부의 부담이 적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머지않아 선고공판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여 재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비자금 및 계열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300억원을 횡령하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 100억원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결과는 내년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정치권의 분위기가 달가울리 없다.
이 외에도 1400억원대 횡령 및 배임혐의로 징역 4년6개월을 선고받은 후 항소심을 진행 중인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회사돈으로 미술품, 자동차 등을 산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담철곤 오리온 회장 등이 정권말 사회 분위기에 적잖게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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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