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 심화되면 환율방어 불가피
-한은 존립 목적과 어긋나…"직접적 이유 될 수 없다"
[뉴스핌=김선엽 기자] 일본의 양적완화로 글로벌 환율전쟁이 점화됨에 따라 우리나라 역시 완화적 통화정책에 동참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아직 기준금리를 내릴 만한 여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10월에는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환율을 방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다른 한 편에선, 한국은행이 환율 방어를 위해 금리를 조정하는 경우는 흔치 않으며 한은의 존립 목적과도 배치된다고 주장한다.
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이어 지난 19일 일본 중앙은행(BOJ)이 추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함에 따라 글로벌 환율전쟁이 재개되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11.20원 하락한 1117.20원으로 종가 기준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며 10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최근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연달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함에 따라 원화강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최근 둔화세가 심각한 수출의 회복을 위해서라도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매니저 A는 "일본의 양적완화로 글로벌 통화전쟁으로 번지는 분위기"라며 "우리도 인하기조가 유지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이어 "재정정책은 신용도에 안 좋게 작용할 수 있고 무역수지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 아무래도 통화정책을 선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매니저 B는 "수출이 둔화되면서 환율이 올라가는 자정기능이 현재는 망가졌다"며 "신용등급 상승 여파로 인해 원화가 당분간 쉽게 절하될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반면, 환율 하락이 금리인하의 직접적 원인이 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시장에는 좀 더 많아 보인다. 한은이 환율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낮췄다고 밝힌 적이 없어 설사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환율보다는 펀더멘탈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글로벌 유동성의 확대로 국내물가 상승 압력이 발생하는 점도 금리인하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매니저 C는 "QE3로 인해서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하다"며 "이 상태에서 한은이 원화강세를 제한하기 위해서 금리를 낮추는 것은 한은의 존립 목적과 조금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이어 "아직 환율전쟁의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한 채권 매니저 D는 "한은이 환율방어 차원에서 금리를 인하하기 보다는 좀 더 규제를 타이트하게 해서 외국인의 자금 유입을 막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매니저 E는 "원화강세가 금리인하의 하나의 배경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것만으로 금리 인하는 거의 안 한다"며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한은 입장에서는 환율조작국으로 낙인찍히고 싶지 않은 이상, 금리인하를 단행하더라도 환율방어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측면도 있다.
또한 원화강세 전망이 지속될 경우 외국 투자자금의 유입으로 환율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증권사의 한 채권 매니저 F는 "수출이 안 좋은 상황에서 원화 강세가 예상되면, 외국인 자본은 더 들어오고 원화는 더욱 강해질 수 있다"며 "수출업체에는 직격탄인 만큼 한은이 가만히 손 놓고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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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