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 전망 우세, 부작용 거론 '동결' 예상도
[뉴스핌=김민정 기자] 각 기관들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잇따라 낮아지면서 오는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선 금통위가 10월 기준금리를 2.75%로 0.25%p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통위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금융시장은 한은이 올해와 내년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기준금리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우리나라의 실물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점이 인하 전망의 가장 큰 근거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각각 3.0%, 2.5%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에 대해선 각각 3.9%, 3.4%로 예상했다. 다른 기관들도 대부분 올해 2%대, 내년 3%대의 성장률 전망을 내놨다.
이처럼 낮은 경제성장이 예고되면서 한은도 11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내릴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 7월 발표한 하반기 전망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3.0%, 내년 3.7%로 제시했었다.
미국이 3차 양적완화(QE3)를 전격 시행했다는 점도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힘을 보탠다. 선진국에서 풀린 돈이 신흥국으로 흘러 들어오면서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3.00%로 선진국들에 비해 높은 수준이고,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잇따른 국가 신용등급 상향으로 자금의 급격한 유입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다. 선진국들이 너도나도 양적완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연저점을 뚫고 1100원대를 바라보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고려 대상이다.
시장의 이런 기대를 반영하며 8일 현재 채권금리는 모두 현 기준금리(3.00%)를 하회하고 있다. 채권시장은 이미 1.5회 정도 추가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2일 호주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하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더욱 강화됐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7월 금리 인하 이유를 설명하면서 RBA,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5일 현재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반영하며 통안채 1, 2년물, 국고채 3, 5, 10년물 금리는 모두 기준금리(3.00%)를 하회하고 있다. |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최근 시장 움직임을 보면 인하 전망이 조금은 더 우세한 것 같다"며 "경제전망을 수정하면서 인하하지 않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통위 의사록만 보면 오히려 동결할 것 같은데, 경기가 둔화되고 있고 외국인 자금도 흘러 들어오고 있어서 인하 시기로는 지금이 적기가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그는 "10월에 인하하지 않으면 7월 인하가 불필요한 시그널을 준 것으로 볼 수도 있다"라며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데 선제적으로 내린다면 굳이 더 미룰 필요가 있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배적인 인하 전망 속에서 기준금리가 3.00%로 동결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김 총재가 언급한 ECB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데다 미국 고용시장 개선 추세 등을 좀 더 지켜보지 않겠냐는 이유에서다. 또 8~9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금통위원들이 기준금리 인하의 부작용을 경계하는 모습도 관측돼 기준금리 동결의 가능성 역시 남아있는 상황이다.
동부증권 문홍철 애널리스트는 "7월 인하 국가 중 ECB, 필리핀,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다들 동결 상황"이라며 "브라질과 같은 신흥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인하를 해도 거의 막바지 분위기고 글로벌리 인하 분위기도 끝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경기도 괜찮은 듯 하고 9월 금통위 의사록도 인하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표출돼 이를 종합해 보면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통위는 국내 실질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기간이 한동안 지속될 것을 우려해 7월 기준금리를 연 3.00%로 0.25%p 인하한 후 8~9월 기준금리를 같은 수준에서 동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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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민정 기자 (thesaja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