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일본 최대 LCD 업체 샤프가 최근 파산 위기에 몰리는 등 주요 일본 기업들이 연이어 경영난에 빠진 가운데 미국 헤지펀드가 파산 가능성에 적극 베팅하고 나서 주목된다.
헤지펀드 업계는 소니와 파나소닉을 포함한 전자업체와 니폰 페이퍼 및 고베 스틸 등 상품 관련 업체 등 간판급 기업의 신용부도스왑(CDS) 매입을 대폭 늘렸다.
이들 기업의 CDS는 회사채를 보유하지 않고도 매입할 수 있다. 때문에 미국 헤지펀드의 CDS 매입은 헤지 목적보다 파산 가능성에 베팅한 움직임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기업의 부도 위험이 높아질 때 CDS 프리미엄이 상승하고, 이를 매입한 투자자는 상승분만큼 차익을 얻게 된다.
일본 경제가 가파르게 하강하고 있고 글로벌 경기 역시 불황이 깊어지면서 부채 비율이 높은 수출 기업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몰릴 수 있다는 것이 펀드 업계의 판단이다. 실제로 일본의 중국 및 유럽 수출은 최근 급속하게 줄어드는 양상이다.
미국 금융업계의 일본 국채 및 통화 하락 베팅은 일반적으로 기대했던 결실을 거두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전략이 적중하는 모습이다. 일본 주요 기업들의 CDS 프리미엄이 지난 여름 이후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
지난해 1000만달러의 5년물 회사채 디폴트 리스크를 헤지하는 비용이 연 20만달러였던 니폰 페이퍼의 CDS 프리미엄은 최근 43만5000달러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비관적인 시각을 가진 트레이더들은 일본 기업 중 상당수가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고 디폴트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 기업의 레버리지가 전반적으로 상승 추이를 지속하고 있어 디폴트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JP모간의 이시도 마사유키 파생상품 트레이더는 “일본 기업의 레버리지는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높은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헤지펀드 SAC 캐피탈 어드바이저스의 데브 코드리 펀드매니저는 “일본 기업의 이익이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일본 은행권의 부실 위험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