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건강보험료를 제대로 내지 않고 보험 혜택을 받는 사람이 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3일 ‘건강보험이 경제의 비공식부문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임금소득자임에도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분류되거나 피부양자로 가입된 규모가 497만여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들 대부분은 고소득층인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중 소득이 상위 20% 이하(소득 4분위 이하)인 사람은 48만명 수준에 불과했다. 350만명 이상이 상위 20% 이상(소득 5분위)의 고소득층인 셈이다.
지역가입은 소득·재산·자동차 등을 기준으로 산정되므로 재산이 적은 경우 소득액에 따라 보험료를 내는 월급쟁이 직장가입자보다 적은 보험료가 부과된다. 아울러 피부양자로 등록돼 소득이 없다고 인정된 경우로 아예 보험료를 내지 않는다.
윤희숙 KDI 연구위원은 “직장가입 적용대상이 아닌 일용직 노동자 등을 제외하더라도 407만여명이 직장가입자로서의 정당한 보험료를 내지 않고 있다”며 “보편적인 전 국민 건강보험은 우리나라 사회정책의 큰 성취지만 행정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무임승차자 그룹을 생성했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공단은 현재 지역가입 790만 세대 중 56%의 소득자료가 없다. 아울러 국세청이 제공하는 직장가입이 아닌 개인에 관해 받는 정보는 소득정보뿐이다.
개인의 근로시간과 이들 사업장이 직장가입 대상인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는데, 이러한 정보는 국세청에 취합돼 있는데도 공유되지 않고 있다.
보고서는 사회보험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국가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 미취업자와 청년실업자, 비정형 근로자 등 기존 사회보험제도로 끌어안기 어려운 취약계층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만큼, 국가가 직접 정보인프라와 행정기능을 강화해 이같은 누수현상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