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작업 타격 예상..채권단 "피해 크지 않을 것"
[뉴스핌=이강혁 강필성 기자] 웅진그룹 채권단이 그룹의 폴리실리콘 계열사 웅진폴리실리콘의 때 아닌 악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상주공장에서 염산 누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웅진폴리실리콘은 채권단의 부도(디폴트) 선언 이후 생산조차 중단한 상황. 피해에 대한 보상작업이 구체화 되면 채권단의 타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14일 채권단과 웅진폴리실리콘 등에 따르면 현재 회사 측은 현장으로 임원을 급파해 사태 수습에 나선 상태다. 웅진 관계자는 "사건 발생 당일 임원을 파견해 피해 확산을 방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염산 누출 사고는 지난 12일 상주시 청리면 마공리 웅진폴리실리콘 상주공장에서 염화수소를 폐기물 처리 장소로 흘려보내는 방류벽에 금이 가면서 발생했다. 200톤가량의 염화수소가 누출된 것이다.
염화수소는 염소와 수소의 화합물로 물과 섞이면 강산 중 한 종류인 염산이 된다. 특히 염산이 기화돼 발생하는 염화수소가스는 부식성으로 폐 등 호흡기로 들이마실 경우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킨다.
때문에 아직까지 피해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향후 조사 규모에 따라서는 2차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지난해 9월 구미시의 불산 누출 사태의 피해가 막대하게 불어났다는 점에서 이번 염산 누출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이미 구미 불산 누출 사태의 원인이 됐던 휴브글로벌은 대표이사가 구속되는 한편 구미시로부터 피해보상에 대한 구상권 청구, 본사 및 공장에 대해 일제히 가압류가 된 상황이다. 이 규모는 정부 보상자금을 비롯해 수백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웅진폴리실리콘 역시 당장 피해는 보험해서 어느 정도 커버가 될 전망이지만 2차 피해가 확산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무엇보다 웅진폴리실리콘은 지난해 10월 웅진홀딩스와 함께 부도를 선언한 상태라는 점에서 상황이 더 안 좋다. 현재 웅진폴리실리콘은 5563억원 규모(2011년 말 기준)의 부채를 떠안고 사실상 부도처리 된 상태다.
특히 이번 염산 누출 사고가 벌어진 상주공장은 채권단이 아예 법원에 경매신청을 해둔 곳이기도 하다. 웅진폴리실리콘 채권단이 이번 사태를 숨죽이며 지켜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현재 태양광 업황 악화로 좀처럼 매물이 제값을 받기 힘든 상황에 매각 대상 공장에서 사고마저 터졌으니 제값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피해규모가 얼마나 발생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피해보상 논의가 이뤄진다면 웅진폴리실리콘이 내부 자산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결국 없는 현금을 긁어 모으거나 최악의 경우 자산 매각까지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염산 누출 사태는 피해보상 규모에 따라 웅진폴리실리콘의 채권단에게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평가다. 웅진폴리실리콘 채권단은 미래에셋파트너스PEF, 우리은행 등이다.
다만 구미 불산 누출 사태와 달리 이번 염산 누출의 경우 후폭풍은 크지 않을 것으로 채권단 일각은 전망하고 있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2차 피해가 중요한데 다행스럽게 이번 사고는 아직까지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지난해 하반기에 보험을 들어논 상태라서 보험사(삼성화재)와 협의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사고로 법원 경매에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경매를 통해서 충당금 싸놓은 범위 이상은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웅진 관계자는 "근거리에서 직접 염소가스를 마시지 않는 이상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면밀한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피해가 발생했다면 웅진폴리실리콘 내에서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강필성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