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예금자 과세안에 반발...구제금융 차질
[뉴스핌=권지언 기자] 키프로스 구제금융 조건인 은행 예금자 과세를 둘러싸고 키프로스 의회가 반발하며 국가 부도사태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주변국으로까지 뱅크런 사태가 확산될 수 있어 유럽이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은행 예금자들에 대한 과세를 통해 58억 유로를 조달하기로 유로존 재무장관들과 합의했다.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예금자 과세안은 채권자의 손실 부담안인 베일인(bail-in) 도입이 키프로스 정부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유럽중앙은행(ECB)의 반대로 어려워지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제시된 과세안은 예금액이 10만 유로 이하인 예금자들에게 6.75%, 10만 유로를 초과하는 예금자들에게는 9.9%의 세금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종전 170억 유로 정도였던 키프로스 구제금융 규모를 100억 유로 정도로 줄이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키프로스 의회가 해당 과세안 비준에 반대하며 표결을 연기, 구제금융 이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예금자 과세안 소식이 들려온 직후 예금인출에 나서려는 예금자들이 줄을 이으며 뱅크런 불안감 역시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현재 키프로스 정부는 과세안 적용을 준비하기 위해 18일 은행 영업 재개 전까지 은행 거래를 전면 동결한 상태. 국영방송CYBC는 은행 거래 정지 상황이 적어도 하루 더 연장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모간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호아킴 펠스는 투자자 노트에서 “(예금자 과세는) 다른 주변국에서도 예금자들이 앞으로 비슷한 상황을 우려해 (예금 인출에 나서는) 시스템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우려스러운 전례”라고 경고했다.
한편 키프로스 악재로 유로화는 빠른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18일 오전 9시44분 현재 유로/달러는 1.2908달러로 0.22% 빠지고 있고, 유로/엔 환율은 122.47엔으로 1.66% 내리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